[경제] ‘IMF’ 때보다 심하다…소매판매 10개분기 연속 감소, 역대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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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분기 기준 소매판매액지수가 역대 최장 기간 ‘마이너스’(전년 동기 대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7(2020년=100)로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부터 10개 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1분기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다. 두 번째 기록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2.8%)부터 1998년 4분기(-11.7%)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상품 소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지수다.
소매판매액지수를 구성하는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를 구분해 보면 모두 감소세다. 특히 1년 이상 쓸 수 있는 내구재 판매액지수(전년 동기 대비)는 2022년 1분기(-2.4%)부터 올해 3분기(-0.4%)까지 11개 분기 가운데 지난해 2분기(0.5%)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승용차만 보면 올해 들어 1분기(-8.4%)와 2분기(-13.2%)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3분기(-1.4%)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로 판매가 위축된 게 영향을 미쳤다.
상품 소비뿐만 아니라 서비스 소비 활동까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서비스 소비 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서비스업생산지수는 3분기 116.2(2020년=100)로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1분기(0.7%) 이후 14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내수(內需) 경기의 주축인 소비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것이다. 여전한 고물가·고금리 현상 탓이 크다. 소비 외에 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투자 부문을 보면, 건설투자 관련 지표인 건설기성(건설공사액)이 올해 2분기(-3.0%)에 이어 3분기(-8.8%)도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을 근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10일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상품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건설투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긍정적인 내수 관련 지표도 있다. 투자 부문 가운데 설비투자가 3분기 10.5%(전년 동기 대비)로 크게 늘었다.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이런 추세를 기반으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8일 ‘최근경제동향’ 자료를 내면서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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