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라진 '커피 한 잔 여유'…원두 이어 커피믹스까지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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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두 가격 인상의 여파가 커피전문점을 넘어 가정집과 사무실까지 파고들고 있다. 간편함으로 가정과 회사 탕비실 필수 아이템으로 꼽혀온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가격도 올랐다.
커피믹스 너마저…인상 릴레이
동서식품은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다. 맥심 모카골드 믹스180 개입(2.16kg) 제품 가격(출고가)은 인상 전 2만3700원에서 인상 후 2만5950원으로 9.5% 오른다. 1개당 가격으로 보면 131.6원에서 144.1원으로 약 13원씩 오르는 셈이다.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카누 아메리카노 100 개입 제품 가격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으로 9.5% 인상된다. 커피음료 맥심 티오피(275㎖) 1병은 1290원에서 1400원으로 110원(8.5%) 오른다.
동서식품의 커피 제품 가격 인상은 2022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2년 전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한 차례 가격을 조정했지만, 이후에도 원두 가격과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 조정을 최소한으로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1년 새 두배 넘게 오른 원두 가격
치솟는 세계 원두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 아라비카 원두 선물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톤(ton)당 5571.47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431.46달러)보다 62.36% 올랐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은 더 크게 올랐다. 지난달 로부스타 원두 평균가격은 톤당 4687.65달러로, 1년 전 2453.95달러에서 91.92% 뛰었다. 로부스타 원두는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원두다.
세계 커피 소비량은 느는 반면 기후 변화로 재배·수확량은 줄면서 당분간 원두 가격 인상이 지속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탈리아 커피 업체 ‘루이비라바짜’의 주세페 라바짜 회장은 지난 7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수확량 부족하다. 원두 가격 급등 우려는 오래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두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커피 업체에는 환율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간 약 3000억 원어치의 원두를 수입한다. 원두뿐 아니라 설탕과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를 모두 수입하는데, 지난 몇 년간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인상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몇 해 전만 해도 1200원대이던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 환율로 인한 연간 손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2021년까지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지만 2022년 1519억원, 2023년 1649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 잔도 부담" 소비자들
식사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소비자들은 커피전문점 가격 인상에 이은 인스턴트 커피 가격 인상 예고에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위기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 골드’ 제품의 경우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정도기 때문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8월 그란데(473㎖) 및 벤티(591㎖) 사이즈 커피 가격을 각각 300원과 600원 인상했다. 하루 평균 커피 1~2잔을 소비하는 직장인 이모(31)씨는 “최대한 카페에서 사 먹는 걸 줄이고 사무실 커피를 즐겨 마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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