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출 지표는 나쁘지 않은데…'둔화 궤도 진입' 우려 나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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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수출이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순풍이 불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주말새 ‘둔화 궤도 진입’, ‘뚜렷해지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하락)’ 등 수출 둔화를 우려하는 보고서 쏟아져 나왔다. 일평균 수출이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지표 이면에 불안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6% 증가한 575억2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연속 플러스인 데다, 역대 10월 중 수출액 1위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조업일수를 감안해 산출하는 10월 일평균 수출은 오히려 0.3% 감소한 2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3개월 만의 역성장이다. 그럼에도 전체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올 10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일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10월부터 한국 수출이 둔화세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10월) 일평균 수출은 5.1% 감소했다”며 “수출 증가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 둔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반도체 기저효과가 본격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2022년 8월부터 오랜 침체기에 빠져있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6개월 만에 플러스 반등했다.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수요 확대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수출 회복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 11월부턴 이같은 기저효과가 없어지는 만큼 전체 수출 증가율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기저효과가 빠지면 수출 증가율은 많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 대선도 향후 한국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관세 장벽이 높일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미국 측의 통상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60% 관세 적용 역시 한국 중간재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으로 간다면 수출 경기의 연착륙 기대는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올해 수출 목표인 ‘7000억 달러’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 1~10월 누계 수출액은 약 5660억 달러로, 남은 2개월 동안 월평균 2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해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사태, 미국 대선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산업부 차원에서 수출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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