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압도적 대응" 재보복 시사…美는 전략폭격기 추가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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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란 학생들과 회의 중 군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이 미국 대선(5일) 전 이스라엘에 재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중동에 B-52 전략폭격기를 추가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매체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든 미국이든 이란과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은 확실히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시설 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공격을) 과장하거나 경시해선 안 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다른 기류다. 앞서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최고사령관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헤즈볼라·하마스 안되니 이젠 이라크 민병대?

다만 하메네이는 공격 시기나 범위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하메네이는 공격이 이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이라크 민병대가 이란과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후원하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인 하라카트 헤즈볼라 알누자바의 정치위원 알리 알라미는 WP에 “우리는 이란의 공습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이란과 전면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란은 이 지역 어느 곳에서든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저항의 축’인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또다른 구성원인 이라크 민병대가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이스라엘 정보 당국도 이란이 미 대선 전에 이라크 민병대를 통해 다수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로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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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시아파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추종자들이 이스라엘의 시리아 다마스쿠스 공습으로 사망한 안보보좌관 아부 하이다르 알 카파지의 사진을 들고 장례 행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B-52 전략폭격기 추가배치로 전투력 강화”

이런 가운데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재보복을 감행하면 미국은) 이스라엘을 저지할 수 없을 것이고, (이스라엘의) 다음 (대응) 공격이 이전 공격처럼 (제한적으로)조정될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스위스를 통해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석유시설을 공격하지 않도록 설득해왔으나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날 미국은 중동 지역 전투력 증강도 발표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중동 지역에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 전투기 대대와 공중급유기, B-52 전략폭격기 몇 대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동에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철수 준비를 하면서 나온 조치지만, 전략폭격기 추가 배치로 미군 전투력은 강화된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도 배치했다.

일각에선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방공망 등 군사자산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 이란의 대이스라엘 재보복 결심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중동전문가 노먼 룰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의 작전 논쟁은 이란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이스라엘이 보복할 때 이란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이란 지도부에서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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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루마니아 흑해 연안의 나토(NATO) 공군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군인이 미 공군 B52 폭격기의 날개 긁힘을 기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내부서 “우린 핵무기 생산능력 갖춰”

그러나 이란에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 파트와(칙령)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카말 카라지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1일 레바논TV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무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존적 위협이 발생하면 이란은 핵 교리를 변경할 것”이라며 “현재 이를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이 지도자의 파트와”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2003년 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를 발표했다. 하지만 외부 위협이 계속되면 비축한 핵연료로 실제 핵무기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휴전 중재에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날 해군 특공대인 샤예테트 13부대가 레바논 북부에 침투해 헤즈볼라 고위 요원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요원은 이스라엘군 정보부대인 504부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전날엔 가자지구 남부 공습으로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 이즈 알딘 카사브를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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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 근처 파르친 로켓 모터 주조 시설의 모습. 이란이 한때 핵무기 개발을 진행했던 시설로, 건물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돼 검게 그을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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