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尹 "정부출범 2년반, 마음 편한 날 없었다"…시정연설 총리 대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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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문을 통해 “민생 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미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윤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했다. 대통령을 대신해 총리가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한 건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그동안의 정책 추진 상황, 이를 토대로 수립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미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며 “내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이 적기에 집행돼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시한 내 확정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와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필요성에 대해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뜻이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는 과감히 줄이고 민생 회복과 미래 준비라는 국가 본연의 역할에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예산안의 키워드로 ▲맞춤형 약자복지 확충 ▲경제활력 확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글로벌 중추 외교의 4대 분야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특히 “4대 개혁(연금·노동·교육·의료)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사회의 구조개혁”이라며 “우리는 지금 저출생 고령화라는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노동 공급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조 개혁을 통해 사회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을 투입해 의료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의대 증원 관철에 몰두하느라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문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노동제도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출범 이후 노사 법치를 일관되게 확립해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했다”며 “이제 국민의 일자리 기회를 넓히는 노동제도 유연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공서열에서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개인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금개혁과 관련해선 정부가 지난 9월 단일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가 하루 빨리 논의를 시작해 사회적 대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개혁에 관해서는 “아이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퍼블릭케어 시대’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AI 디지털교과서, 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등 융합형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 극복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하고,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출생아 수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추세 반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해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밝혔다. 특히 “국제적인 고금리와 고물가, 금융시장의 불확성이지속됐고 주요 국가들의 경기 둔화는 우리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민생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수출 증가와 체코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등을 성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민생의 회복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삶 구석구석까지 경기 회복의 온기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 공조는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작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토대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시스템을 가동해 대북 핵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을 점검해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더욱 튼튼하고 강력하게 안보를 지켜나가겠다”며 “굳건한 한미동맹과 긴밀한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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