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생장을 하는 야자수는 강풍에 쓰러지는 경우가 잦아 위험 요소로 꼽힌다. 뉴스1

제주도만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야자수가 제주 거리에서 하나둘씩 퇴출되고 있다. 아파트 5층 수준인 25m까지 자란 야자수가 전봇대 고압선을 건드리거나 강풍에 쓰러지며 위험 요소로 변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야자수는 1982년부터 휴양지를 강조하기 위해 1000그루 넘게 식재됐다. 정식 명칭이 '워싱턴야자'인 이 야자수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생장점이 하나라 수직으로만 올라간다. 심은 지 40년이 지난 현재는 15~30m 높이까지 자라났다.

야자수가 너무 커지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태풍과 강풍이 잦은 제주도에선 보행자 안전이 특히 중요한데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잎이나 꽃대가 떨어지는 사례가 빈번한 것이다. 야자수가 고압선을 건드려 수천 세대가 정전을 겪는 일도 있었다.

이에 제주시는 매년 700회 이상 가지치기를 하며 관리했지만, 2021년부터는 아예 야자수를 뽑고 팝나무와 먼나무 등 다른 수종으로 대체하고 있다.

지난 8월 태풍 ‘종다리’가 제주도에 상륙하자 관광객들이 야자수 밑에서 폭우를 피하고 있다. 뉴스1

제주시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뿐 아니라 도심 기온을 낮추는 능력도 약해 교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매년 사다리차를 동원해 가지치기하는 것도 예산이 드는 일이라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주시 야자수 총 1325그루 중 549그루, 41.4%가 다른 나무로 교체됐다. 내년이면 전체 가로수의 절반이 야자수가 아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