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그라운드 떠난 추신수 "다음 생에도 야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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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신수. 사진 SSG 랜더스

'추추트레인' 추신수(42)가 그라운드를 떠나며 "다음 생에 태어나도 야구를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팔에 보호대를 차고 입장했다. 그는 은퇴할 때까지 뛴 팀들의 유니폼 및 대표팀 유니폼으로 만든 '17번'과 함께 무대 위에 섰다.

추신수는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2021년 한국으로 돌아와 SSG 랜더스에 입단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24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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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추신수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정(왼쪽)과 김광현(오른쪽). 사진 SSG 랜더스

추신수는 "일반인이 된 전 야구선수 추신수다. 팬들이 함께 하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밤잠을 설치면서 응원해주셨던 팬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에 돌아와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지만, 좋은 추억들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은퇴식을 찾은 김광현은 "내가 미국에서 돌아올 때 신수 형이 계속 권유했다. 그리고 돌아올 때 신수 형이 꽃다발을 줬다"며 꽃다발을 선물했다. 최정은 "대선수와 한 팀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 행운이었고, 영광스러웠다. 내가 은퇴할 때 꽃다발을 주시면 좋겠다"고 웃었다.

추신수는 선수 시절 최고의 순간으로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았다. 추신수는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추억을 쌓기보다는 우승을 하기 위해서 돌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승을 위해 선수들은 땀을 흘린다. 미국에서도 정말 우승을 해보고 싶었는데(이루지 못했고) 한국에서 해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 선수로서 이기기 위해서 훈련을 해왔다. 그런 나의 마음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팬들을 모셔놓고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올스타전에 나섰고, 오타니 쇼헤이가 깨기 전까지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힛 포 더 사이클을 기록했고, 20홈런-20도루를 세 차례나 작성했다. 2020년까지 1652경기에 나서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모두 한국인 최고 기록이다.

KBO리그에서는 4시즌을 뛰면서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5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812를 기록했다. 2021년엔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2022시즌엔 생애 첫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추신수는 "우승을 위해 선수들은 땀을 흘린다. 미국에서도 정말 우승을 해보고 싶었는데(이루지 못했고) 한국에서 해냈다"고 최고의 순간으로 2022년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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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신수. 사진 SSG 랜더스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뭔가 특출난 건 없는 선수였다. 다양한 능력을 발휘한 선수라는 평가도 좋다.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에 목숨 걸었다는 평가'라면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추신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은 메이저리그 데뷔 경기다. 너무 어려서 즐기지 못했다"며 "그걸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마지막 타석일 듯하다. 무관중 경기라 텍사스 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7년의 생활을 마감해 아쉬웠다. 사실 부상으로 타석에 서기도 힘들었지만, 벤치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의사와 번트를 대겠다고 약속을 하고 경기에 나갔다"고 말했다.

KBO리그 마지막 타석에서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추신수는 "감정이 북받쳤다. 경기 중에 표현하기 싫어서 참았다. 텍사스에서 마지막 타석 때 인사를 못한 게 후회가 됐다. 부상 때문에 훈련도 못한 상태였는데, 타석에 설 기회가 생겼다.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팬들에게 인사하는 게 목적이었다. 야구선수로서의 시간이 빠르게 머릿속을 지나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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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열린 키움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눈시울을 붉힌 추신수. 연합뉴스

은퇴 결정에 대한 배경에 대해선 "아무래도 마지막은 부상 때문에 많이 뛰지 못하다보니 선수로서의 미련은 없었다. 내 스스로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제2의 인생에 대한 질문엔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여러 가지 생각도 있고 제안도 받았다. 어느 자리에 가든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조금 휴식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항상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였다. 은퇴 후 여유를 즐기고 있는 그는 "시원섭섭하지만 정말 편안한 겨울이다. 항상 선수는 잘하든 못하든 다음 해를 생각한다. 지금은 편안하게 잠을 자고, 살찔 걱정 없이 식사도 한다"고 했다.

향후 지도자로서의 포부에 대한 질문엔 "내가 감독을 잘 할 수 있을까"라고 말을 뗀 뒤 "많은 짐을 가지고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분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쉽게 만들어지는 자리는 아니다. 아직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지금은 제안이 와도 거절할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시차가 나는데도 제 경기를 보기 위해서 일찍 일어났다는 분들이 많더라. 너무 감사드린다. 은퇴 사인회를 하면서 "멀리 있어서 못 볼 줄알았는데 한국으로 와줘서 고맙다"는 말이 와닿았다. 응원도, 질타도 많이 받았지만 그마저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야구를 위해서 어떤 도움이 될 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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