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쁨·슬픔은 나눠야"…근조기·경축기 155개 만든 전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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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지난 9월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육대회 전북특별자치도선수단 결단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보다 10배 이상 많아 

전북교육청이 서거석 교육감 취임 이후 3년간 교육감 명의로 보내는 깃발인 근조기·축기 수가 크게 늘고, 구입·배달 예산으로 1억원 가까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교육감 홍보를 위한 과도한 예산 집행"이란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은 "애경사를 챙기는 건 사람의 도리"라고 반박했다.

14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7일 기준 전북교육청 청사 시설·장비 유지·보수 예산 약 6억3000만원 중 10.5%(5400만원)가 근조기 등 제작·용역에 사용됐다. 이와 관련, 전북도의회 이병철 의원은 지난 12일 교육위원회 소관 전북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 교육감 취임 이후 과도한 근조기·축기 비용 지출로 정작 청사 관리를 위해 써야 할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서 교육감 취임 직전인 2022년 6월 29일부터 지난 6월 19일까지 3995만원을 들여 근조기·경축기 155개가 제작됐다"며 "이는 청사 방역 소독과 시설 관리, 교육수첩 제작 등 관련 없는 사업 예산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교육청 가족 외에 일반인에게 보내는 근조기가 더 많다"며 "17개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근조기 등 숫자와 비교해도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전국 시·도교육청 근조기·축기 구매 현황(2000년 9월~2024년 8월)을 보면 전북교육청(196개)이 압도적 1위다. 전북(174만명)보다 인구가 5~7배인 서울(13개)·경기(29개)보다 근조기·축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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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전북교육감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19일 구속 전 피해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주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청 "사람의 정, 타당한 도리" 

위탁업체를 통한 근조기·축기 배달 비용도 과거보다 7.6배 급증했다. 전임 김승환 교육감 재임 시절(2018년 7월~2022년 6월) 4년간 용역비 집행액은 약 580만원인 반면 서 교육감 재임 기간(2022년 7월~2024년 4월)인 1년 10개월간 집행액은 4434만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박성현 전북교육청 행정국장은 "과거에는 직원에게 애사가 있으면 (직원이) 직접 설치하다 보니 놓칠 때가 많았다"며 "기쁨은 함께하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함께하면 반이 된다. 사람의 정으로 볼 때 근조기라도 보내는 게 도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감 교체와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교육청 명칭이 바뀐 것도 근조기·축기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전북교육청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공무원노조·전북통합공무원노조·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 등 교육청 3개 행정직 공무원 노조는 지난 13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교육감의 홍보성 예산 지출을 중지하고 재정 위기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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