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도독 씹히는 겨울별미…그 많던 동해안 도루묵 다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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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뜰채 무분별한 포획 자제해야
강원 동해안 대표 어종이자 겨울철 별미로 인기가 많은 도루묵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강원 동해안에서 잡힌 도루묵은 76t. 지난해 같은 기간 164t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어획량 감소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산란을 위해 연안에 몰려온 도루묵을 통발이나 뜰채ㆍ투망 등으로 무분별하게 포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어민 박모(69ㆍ강원 고성군)씨는 “도루묵은 산란 때 연안으로 몰려오는데 그 시기에 많은 사람이 통발이나 뜰채 등으로 도루묵을 몇 박스씩 잡아간다”며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됐으니 줄어드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말했다.
방파제·갯바위 낚시꾼 몰려
강원도 해양수산국이 집계한 지난 10년간 도루묵 어획 현황을 보면 도루묵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년 4582t이던 어획량은 2016년 6637t으로 증가한 뒤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2017년 4305t, 2018년 2595t, 2019년 2056t, 2020년 2442t으로 감소한다. 이후 2021년엔 2000t 선이 깨지면서 1759t, 2022년 1751t, 지난해 1823t을 기록했다.
도루묵은 동해안 중부 이북에 많다. 다 자라면 길이가 25㎝ 정도 되며 평상시에는 수심 100~400m 해저 모래 진흙에 살다 산란기인 초겨울이 되면 물이 얕고 해조류가 많은 곳으로 모여든다. 살이 연하고 부드럽고 비린내가 없어 달큰하다. 특히 알배기 도루묵은 오도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화로에 구워 먹으면 가장 맛있고 매운탕을 하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도루묵은 태어난 지 3년이 지나면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큰 무리를 이루며 해조류가 풍부한 연안에 나타나 산란한다.
강원도는 2011년부터 도루묵 자원 회복 사업을 해왔다. 2011~2014년에 도루묵 산란장을 조성하고 2012~2013년에 길이 3㎝가량 치어 20만 마리를 방류했다. 또 포획금지 몸길이(11cm)를 지정하고 기선저인망어업 금어기를 확대했지만, 자원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한 동해안 도루묵을 회복시키기 위해 ‘도루묵 자원회복 전담반(TF)’을 발족하기로 했다. 수과원은 다각적으로 도루묵 어획량 감소 원인을 분석하는 등 자원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양미리도 314t 그쳐 지난해보다 200t 감소
이를 위해 도루묵을 해양수산부 자원회복사업의 중점 연구종으로 재선정했다. 여기에 강원도 글로벌본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본부가 수행하는 도루묵 산란장 조성사업 해역에서 산란기와 부화기 수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종합적인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또 강원도 연안자망협회 어업인 협조를 받아 그물에 붙어 버려지는 도루묵 알을 수거해 실외부화기에서 부화시킨 후 어린 도루묵을 방류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최용석 원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수온 상승으로 해양환경이 도루묵 서식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과거 자원회복에 성공했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어업인, 지자체, 대학 등 민ㆍ관ㆍ학ㆍ연과 함께 다시 한번 더 자원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양미리 어획량도 314t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5t이 잡힌 것과 비교하면 200t가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강원도 해양수산국은 주간 어획 동향을 통해 앞으로 양미리 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속초 지역을 중심으로 어획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까나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양미리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많이 난다. 찬물에서 살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이 돌고 뼈는 부드러워 뼈째 먹어도 이물감이 없다. 소금구이와 조림·찌개 등으로 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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