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축제가 끝 아니다…포항 과메기는 추워지는 지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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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 한 과메기 판매점의 꽁치·청어 반반 상차림. 중앙포토

경북 포항시는 "16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국내 최대 과메기 생산지인 구룡포에서 과메기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구룡포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지역 특산물인 과메기 소비를 늘리자는 차원에서 준비했다.

과메기 축제로 과메기철 시작 알려

축제에서는 과메기·오징어 등 지역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다. 또 과메기로 만든 김밥 시식 부스도 설치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과메기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과메기 김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중 인기가수 공연, 구룡포 가요제와 깜짝 경매쇼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손정호 포항시 해양수산국장은 “이상기후, 해수온 상승 등 수산업과 어촌에 어려움이 많다”라며 “이번 축제가 구룡포 과메기뿐만 아니라 침체한 지역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많은 관광객이 축제장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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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마을에서 꽁치 과메기가 덕장에 널려 있다. 김정석 기자

과메기 축제가 끝나면 본격적인 과메기철이 시작된다. 이미 과메기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포항 사람들은 ‘서리가 내린 뒤’부터 과메기를 먹는다. 서리가 내릴 만큼 추운 시기가 돼야 과메기가 더욱 기름지고 고소해진다는 뜻이다.

과메기는 생선 이름이 아니다. 해풍에 반건조 형태로 말린 꽁치나 청어를 과메기라고 부른다. 해풍이 차가워지면 포항 바닷가 지역에서는 곳곳에 덕장이 생긴다. 꽁치나 청어를 겨울 해풍을 맞도록 며칠간 널어두면 지방 많은 꽁치나 청어의 수분과 기름기가 쫙 빠지고 졸깃졸깃 탄력 있는 맛으로 변한다.

해풍에 말린 꽁치·청어 ‘겨울 별미’  

이렇게 만들어진 과메기를 미역과 꼬시래기·김·쪽파 등을 곁들여 먹는다. 다른 재료 없이 초장이나 소금에 살짝 찍어 먹기도 한다. 과메기 특유의 비린 맛에 거부감이 있다면 마늘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마늘의 매운맛은 과메기 비린 맛을 중화해주는 것은 물론 알리신 성분이 비타민B1 흡수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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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시장에서 한 점포에 꽁치 과메기가 진열돼 있다. 김정석 기자

겨울철 덕장에서 과메기를 생산하는 한 어민은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과메기를 찾는 방문객이 구룡포 일대로 몰려온다”며 “2~3년 전에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완전히 죽을 쒔지만, 지난해부터는 점차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과메기는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과메기의 주재료인 꽁치에는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과메기로 숙성되는 과정에서 함량이 더욱 늘어나 노화 방지와 체력 강화, 뇌 기능 향상 등에 효과적이다.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와 간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아스파라긴산 성분도 많다.

일손 부족에 외국인 근로자도 동원

과메기는 포항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한다. 2017년 과메기 매출액은 약 560억원 수준이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거의 반 토막이 난 뒤 지난해는 600억원까지 반등했다. 지난해 겨울철에는 경북 지역 최대 수산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 주말마다 관광버스 수십대가 몰려들었고 하루 평균 500만원 이상씩 과메기가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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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북 포항시 평생학습원 덕업관에서 올해 과메기 등 지역 수산물 가공을 도울 외국인 계절 근로자 379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과 사전 교육을 하는 발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포항시

과메기철이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포항시는 과메기 작업을 돕는 외국인 근로자도 미리 모집했다. 포항 지역 다문화 가족의 해외 친인척 초청으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지난 1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82개 지역 업체에서 과메기·오징어 건조를 돕는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산물 품질관리센터에서 과메기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미생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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