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래디에이터 주인공처럼?…'콜로세움 검투사 체험'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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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콜로세움.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2000년 된 유적인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체험 이벤트가 열려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은 지난 13일 세계 최대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와 150만 달러(약 20억원)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알폰시나 루소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 소장은 문화재 보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투자가 필요하며 에어비앤비와 계약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약에 따라 추첨으로 선발된 에어비앤비 이용자 8명은 내년 5월 7∼8일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콜로세움을 주요 배경으로 하는 영화 '글래디에이터 2' 개봉에 맞춰 기획됐다.

이를 두고 마시밀리아노 스메릴리오 로마시 문화 담당 시의원은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를 테마파크로 바꿀 수는 없다"며 "콜로세움을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에어비앤비에 독점 사용권을 준 것은 이와는 반대되는 방향"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민간 자금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문화를 상품화해서는 안 된다며 루소 소장을 향해 "관광객 검투사 쇼 계획을 접으라"고 촉구했다.

콜로세움은 로마시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부 산하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 소관이다.

전직 콜로세움 관리 책임자인 로셀라 레아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내가 책임자로 있었다면 이런 부적절하고 고약한 취향으로 콜로세움을 사용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집권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인 페데리코 몰리나 하원 문화위원장은 공공과 민간 합작 이벤트는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며 감쌌다. 그는 문화부도 이번 이벤트를 승인했다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은 전날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공원 측은 "엄격한 역사적 연구를 바탕으로 몰입형 활동을 통해 콜로세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계약의 목적"이라며 "이번 협력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콜로세움의 문화적 풍요로움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검투사 체험 이벤트는 개장 시간이 끝난 뒤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방문객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이다. 과거 로마제국은 물론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연간 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콜로세움은 그 상징성만큼이나 관광객의 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도 무거운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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