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여정, 대북전단에 "오물짝"…'회색지대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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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7일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남측을 향해 열흘 넘게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쓰레기 풍선은 물론 무인기까지 동원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추가 대남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지난 16일 남쪽 국경 부근과 종심 지역에까지 "한국 쓰레기들이 들이민 각종 정치 선동 삐라(전단)와 물건짝들이 떨어졌다"며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물을 살포하는 도발을 감행한 한국 놈들의 치사스럽고 저열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깨끗이 청소해 놓은 집뜨락에 똥개도 안 물어갈 더러운 오물짝을 자꾸 널려놓는 행위에 격분하지 않을 주인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수많은 노력이 오물을 처치하는데 동원되지 않으면 안 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가장 혐오스러운 잡종 개새끼들에 대한 우리 인민의 분노는 하늘 끝에 닿았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추가 대남 도발을 암시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지난달 24일까지 30여 차례나 남쪽을 향해 쓰레기 풍선을 살포했다.
또 지난달에는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보복을 위협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새로 개발한 자폭 드론의 성능시험을 참관하면서 "대량생산" "강도 높은 전투적용 시험"을 주문한 만큼 기존 쓰레기 풍선 살포와 함께 무인기를 동원한 '대남 회색지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남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대북전단 문제를 지속해서 대남도발의 명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러시아 파병에 쏠린 국내외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달 초부터 열흘 넘게 남측을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17일) 새벽에도 강원도 북부 지역에서 GPS 전파 교란 신호를 발신한 것을 우리 군의 탐지 장비가 포착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들어 서북도서와 경기·강원 북부 등 접경지역 전역에서 GPS 교란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다만 이번 GPS 교란은 올해 상반기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훈련 기간 등에 내보냈던 신호에 비하면 출력이나 시간 면에서 저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군은 북한이 남측의 무인기 침투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GPS 전파 교란 훈련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에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물론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역시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당장은 러시아와 밀착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 메시지를 기다리는 한편 적절한 대미 메시지의 수위와 타이밍, 수단 등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이런 고민은 이날 관영매체 보도에서도 나타났다. 노동신문은 이날 6면 게재한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위대 출범 사열식 연설에서 '반격 능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 저들의 반격 능력 강화가 곧 생존 능력의 완전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어 대북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한·일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저격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대선으로 인한 미국 리더십 공백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이미 하노이 노 딜을 경험했던 만큼 대미 정책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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