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년 숙원, 의대가 글로컬大 2곳 통합 이뤄냈다”…목포대·순천대, ‘대학 통합’ 전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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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발언 후…8개월 만에 전격 합의
전남지역 첫 국립의대 설립을 추진해온 국립 목포대학교와 국립 순천대학교가 대학 통합과 통합 의대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두 국립대의 통합 합의에 따라 30여년 간 전남 지역의 최대 현안이던 국립 의과대학 신설이 속도를 내게 됐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송하철 목포대 총장과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지난 15일 대학 통합 추진을 원칙으로 통합 의대 추진 로드맵 등에 합의했다. 두 대학은 동등한 조건 아래 대학을 통합하고, 의과대를 설치해 전남 주민 모두의 의료 기본권을 보장하는 의료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두 대학의 통합 합의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통합 의대 명의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평가인증을 신청할 방침이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다른 국립대 의대와 비슷한 200여명 규모로 통합 대학 명의로 배정을 요청하게 된다.
30년 숙원, 전남 의과대 신설 ‘첫걸음’
전남도는 통합 의대가 ‘1도(道) 1국립대’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 도민 건강권 확보와 지역 내 의료 체계 완결성 구축 등의 명분이 충분한 만큼 정부와 여야 의정협의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대학이 정부의 ‘글로컬(Glocal) 대학 30’ 사업에 선정된 대학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글로컬은 세계화(Global)와 지역화(Local)를 합쳐 만든 용어로,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공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의대 설립 절차를 준비한다. 두 대학은 2026년 3월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오는 12월까지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신청서에는 교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의 찬성 의견을 첨부해야 한다. 추후 대학별 찬반 조사 결과가 통합 추진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란 얘기다.
전남 동·서부에 2개 의과대, 대학병원 2곳
두 대학은 통합대학 명칭으로 전남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의료 인력을 함께 양성하고, 대학병원도 두 지역에 모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두 총장은 “이번 합의는 전남 동·서부 간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소멸 위기 극복, 의료복지 향상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의 의대 유치는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두 대학은 1990년대부터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에 의대 설립을 추진했으나 좌절되자 ‘공동 의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윤 대통령, “의견 수렴해주면 의대 추진”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지난 3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도 민생토론회를 통해 공론화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김영록 전남지사의 국립의대 신설 건의에 대해 “국립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서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윤 대통령의 발언 닷새 만인 지난 3월 19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전남 국립 통합 의대 신설’을 정식 건의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계획에 전남 의대 신설을 포함해 달라는 게 골자다. 이후 전남도는 공모를 추진하면서 목포대와 순천대 등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 주력해 왔다.
목포대·순천대 “정부가 약속 이행할 때”
윤 대통령의 발언 8개월 만에 합의한 두 대학은 “이제 정부가 약속을 이행할 때”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두 대학 총장은 “전남도민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환영문을 통해 “통 큰 결단을 한 순천대 이병운 총장과 목포대 송하철 총장께 감사를 표한다”며 “정부의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두 대학이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수도권 대학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전국 최초의 선도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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