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단 이제 전면 나서야” 의료계 목소리에…의협 비대위 참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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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선된 박형욱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당선증을 수여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8일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안을 발표한다. 비대위는 수능을 끝으로 의대 입시가 본격화하고 수련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는 의료계 상황을 논의한다. 의료계에선 의정갈등 사태 해결 열쇠를 쥐고 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선 비대위를 15명으로 축소 구성하기로 했다. 통상 의협 비대위원회는 약 50명이 참여했다. 비대위원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각각 3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15명 가운데 6명이 전공의·의대생 몫으로 돌아가면서 의협 내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될 전망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박단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에 참여할지 주목해왔다. 그간 박 비대위원장은 의협 대의원 회의 등에 몇 차례 참여했지만 직접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 박형욱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대전협과 의대협에 각각 3명씩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면서 “박단 위원장이 비대위에 참여할지도 전공의협의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회장 탄핵 이후 의료계에선 박단 위원장이 비대위에 참여해 전면에 나서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전공의 대표 격인 박단 위원장의 의료계 영향력이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의 당선 배경엔 박단 위원장의 ‘지지 선언’이 있었다. 그는 의협 비대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의원회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고문까지 보냈지만, 결국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됐다. 선거가 끝난 후엔 박형욱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의협 비대위원장 출범 이유인 의협회장 탄핵도 박단 위원장과 임현택 전 의협회장과의 갈등이 배경이었다. 박단 위원장이 “임 회장과는 절대 소통과 협업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임 전 회장은 의정갈등 사태의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고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박단 위원장의 이런 영향력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야 대표까지 박단 위원장과 독대하면서 ‘정치적 체급’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통령과 여야대표 모두 박단 위원장과 만난 건  그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크다.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 의대생들은 박단 위원장을 향해 “유일하게 믿음이 가는 사람”, “젊은 의사들의 대표”라며 치켜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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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왼쪽)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하지만 의협회장 탄핵을 끌어내고 비대위원장 선출에도 관여한 영향력에 비해 실제 행동엔 나서지 않으면서 의료계 내에서도 비판도 제기됐다. 그는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후 발생한 의료공백 이후 의료계 이슈에 관해선 페이스북 게시글로만 말해왔다. 임 전 회장은 지난 12일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며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단 위원장이 정부와 대화도 하지 않는 ‘탕핑(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계속 유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직 전공의는 “내년에도 이렇게 시간만 흐르면 어떻게 되는 건지, 대전협의 계획은 무엇인지 등을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대생은 “박단 위원장 페북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각자가 주체가 돼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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