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건강한 가족] "염증성 장 질환은 정복 가능한 만성질환, 꾸준한 치료에 달렸죠&#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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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윤태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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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윤태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은 고혈압·당뇨병처럼 적절하게 치료하고 관리하면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염증성 장 질환은 소화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을 말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복통·설사·혈변 등 증상이 악화했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하며 환자의 일상을 괴롭힌다. 언제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학업이나 업무 활동에 지장받기 일쑤다. 만성질환이어서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만큼 치료도 장기전으로 접근해야 한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의 대가로 꼽히는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에게 염증성 장 질환의 특징과 대처법을 들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떤 차이가 있나.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에만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크론병과 달리 궤양이 얕고 직장에서 시작돼 위로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 설사와 혈변, 잔변감 등이 주 증상이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장의 협착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주로 복통과 설사·빈혈·발열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
과거에는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드물었지만, 최근 유병률이 많이 증가했다. 2017년 약 6만 명이던 염증성 장 질환자는 2022년 약 8만6000명으로 5년 사이 30%가량 늘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유전적 소인과 함께 서구화된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이상, 스트레스 증가, 흡연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더 큰 문제는 10~30대 젊은 환자의 유병률이 높다는 점이다. 학업이나 사회경제활동을 활발히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주로 발병하는 만큼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완치 개념이 없는 질환인데, 어떻게 치료하나.
염증성 장 질환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도 장기적인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이 사라지는 ‘관해’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염증 치료가 핵심이다.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빠른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가 약간 다르지만, 항염증제와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제, 생물학적 제제가 주요 치료제로 사용된다. 약물로도 효과가 없거나 합병증이 생겼을 땐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다행히 치료 옵션이 다양해졌다.
그렇다. 최근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치료 약제가 많이 나와 환자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 점막 치유 상태까지 달성해 좋은 예후를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의 과도한 작용을 차단해 많은 환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엔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져 진료 현장에서도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엔 치료 여건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치료 옵션이 다양해진 만큼 환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맞춤 적용하고 있다. 난치병으로 여겨지던 염증성 장 질환도 고혈압·당뇨병처럼 적절하게 치료하고 관리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중요할 것 같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증상이 좀 나아지면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 복용을 멈추면 급작스러운 병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고, 재발을 막기도 어렵다.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져 결국 더 강한 효과와 부작용을 지닌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치료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 전략을 바꿀 수도 있다. 장기전 치료에서 질환을 철저히 관리할수록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염증성 장 질환을 진단받으면 대부분 낙담한다. 하지만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질환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됐고, 증상 조절을 위한 좋은 약제들도 많이 나와 있다. 치료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충분히 정복 가능한 만성질환이라고 본다. 주치의와 환자가 긴밀히 소통해서 증상에 맞게 치료를 지속하면 관해 상태를 유지하며 문제없이 평범한 삶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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