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체자, 족쇄 찬 채 추방…과정 공개하라" 트럼프 취임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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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당국의 구체적 추방 과정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상대로 '빠른 불법 이민자 추방'의 과정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백악관 재입성 첫날부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트럼프의 귀환에 따라 이민자 인권 보호 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승리 확정 직후 이민 정책을 총괄할 '국경 차르'(border czar)에 톰 호먼 전 ICE 국장 직무대행을 지명하는 등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CLU는 ICE가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때 사용하는 민항 전세기의 계약 내용과 비행장 및 지상 수송편 운용 내역, 어린이가 포함된 추방자들의 항공편에 적용되는 정책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수십년간 불법 이민자 추방에 사용되는 항공편을 당국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민항사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인권 침해 우려가 커졌다고 주장하면서다.
이 단체는 이른바 'ICE 에어'라 불리는 민항 전세기들의 지난해 1월 이후 운영 현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ACLU는 "ICE 에어는 추방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며 "이로 인해 심각한 학대 문제가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CLU는 문제가 드러난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ACLU에 따르면 지난해 남미 콜롬비아 정부는 자녀와 동승한 어머니들에게 족쇄가 채워진 것을 발견하고선 잔인하고 모욕적이라며 추방 항공편을 중지시켰다. 2017년에도 불법 체류자 92명을 태우고 소말리아로 떠났다가 회항한 항공편에서 탑승자들에게 48시간 동안 족쇄가 채워졌다.
또 지난해에는 미 국토안보부 감찰 결과 ICE가 2019년 10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항공·육상 운송 예산으로 8억 달러를 책정하고도 적정한 회계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CLU는 올해 8월 정보공개법에 따라 ICE에 관련 정보의 공개를 청구했으나 정해진 기한 내에 답변을 받지 못하자 이번에 소송을 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ICE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ACLU의 선임 변호사인 카일 버진은 "우리는 아홉 달 동안 대규모 억류와 추방 문제에 대해 준비해 왔다"며 "트럼프가 당선됐으니 해야 할 싸움이라는 게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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