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참석도 안한 트럼프 눈치보는 G20…현직 바이든은 '홀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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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전 세계 정상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외신들은 주요 20개국 회의(G20)에 각국 정상들이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트럼프 당선인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는 과정에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은 기후 위기 대응과 글로벌 부유세 과세를 의제로 내세웠는데, 아르헨티나의 반대에 부딪혔다. 보수 성향이자 '남미판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별도 성명을 내고 "합의문 도출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 개입 등 일부 사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특사" 아르헨 대통령, 공동선언문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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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가운데줄 왼쪽부터 여덟 번째)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참여한 G20 각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와 유사한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공동 선언문에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문구를 넣는 것에 반대했다고 브라질 매체 G1이 전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론은 거짓"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기후위기는 사기"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맥이 같다. 이번 G20 선언문에서 개발도상국의 지구 온난화 문제 대응을 위한 신규 기후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합의가 빠지면서 기후 문제 대응이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다.

부유세 과세 선언에 대해서도 밀레이 대통령은 과거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 플로리다주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마치 트럼프의 특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반영한 정책 추진을 공언한 가운데,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 자국 위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인식을 담았다. G20 정상들은 이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비차별적이고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공평하고 지속 가능하며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장벽'을 겨냥해 무역 개방 확대를 약속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도 "중국의 급행열차에 탑승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바이든은 뒷전…단체 사진에서도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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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가운데줄 왼쪽부터 여덟 번째)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참여한 G20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취임 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트럼프와 대조적으로 퇴임을 두 달 남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존재감은 희미했다고 외신들이 지적했다. 이날 G20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이라고 쓰인 단상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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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들의 단체 촬영이 끝난 뒤에야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사진 촬영에서 빠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상들이 사진을 찍고 해산할 때에야 바이든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G1은 "바이든이 촬영장에 늦게 나와 공식 사진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사진 촬영에서 빠졌다고 덧붙였다.

G20의 핵심 국가인 미국 대통령이 국제 행사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빠졌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APEC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도 뒷줄 끝에 서 미국 내에서 홀대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앞줄 중앙에 서 있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어색하게 뒤쪽 구석에 서 있었고 다른 세계 지도자들은 정면 중앙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언론 공정하지 않으면 끝"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차기 행정부에서는 언론 친화적으로 대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언론이 공정하지 않으면 관계는 끝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자신이 미국 방송 MSNBC의 인기 프로그램 ‘모닝 조’의 진행자들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만났다고 소개했다.

진보 성향의 두 진행자인 조 스카버러와 미카브레진스키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비판해왔다. 트럼프는 과거 두 진행자에게 ‘IQ(지능지수)가 낮다’, ‘사이코’라고 하는 등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앙숙이던 두 사람과 7년 만에 만난 것과 관련,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스카버러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논의했고 그들이 열린 소통을 원한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했다. 따뜻한 만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극도로 적대적이었던 언론을 포함해 다른 언론과도 이런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적대적 언론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는 “나는 미국 국민과 나라를 위해 언론에 열려 있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언론에)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관계는) 끝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나는 나를 부당하게 대하거나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게 대하는 사람에 대해 보복하지 않는다”며 “난 그런 사람들에게 두 번째, 세 번째 기회를 주려고 하지만 네 번째 기회는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선을 긋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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