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법정스님 빠삐용의자·88올림픽 굴렁쇠, '예비문화유산'으로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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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 툇마루 옆엔 ‘빠삐용 의자’가 있다. 통나무를 잘라 만든 나무 의자로 생전의 법정 스님(1932~2010)이 붙인 이름이다. 스님이 영화 ‘빠삐용’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의자에 앉을 때마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봤다고 한다.
국가유산청은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 우수 사례로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등 4건을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예비문화유산은 제작되거나 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선정·관리하는 제도로, 지난 9월 도입됐다. 지역사회에 숨은 예비문화유산을 발굴하기 위해 처음으로 진행한 공모전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개인 소유자 등이 총 246건 1만3171점을 신청했다.
선정된 4건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사용됐던 ‘88 서울올림픽 굴렁쇠’(국민체육진흥공단), 1977년 한국 최초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원정대가 사용했던 ‘에베레스트 최초 등반 자료’(국립산악박물관), ‘무소유’를 앞장서 실천했던 법정스님이 순천 송광사 불일암 수행 당시 직접 제작하여 사용했던 ‘법정스님 빠삐용의자’(순천시·순천 송광사), 40여 년간 소록도 한센병 환자의 치료와 돌봄을 위해 헌신했던 고(故)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와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의 생활용품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빵틀 및 분유통’(고흥군·(사)마리안느와 마가렛)이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 사례는 향후 소유자나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하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비문화유산 선정 여부를 우선 검토받을 수 있다. 또 선발되지 않은 사례들도 국가유산청의 기초 조사를 통해 추가로 연구·검토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2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예비문화유산 제도와 신청 방법, 추진 절차 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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