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EO 빼고 다 바꾼'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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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1일 발표한 조직 개편의 핵심은 미래를 위한 재정비다. 지난해 선언한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인 ‘2030 미래비전’에 속도를 내기 위해 4개 사업 체제를 이어가되 본부 명칭을 바꾸고 사업을 재배치했다. 조주완 사장이 유임하는 등 외관상 큰 변화는 없는 듯하지만,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LG전자의 고민과 미래 방향이 담겼다.

LG전자는 “제품 단위 사업 체제를 넘어 고객 솔루션 사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대대적 재편을 단행한다”라며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강화, B2B(기업 간 거래) 가속화, 유망 분야 신성장 동력 확보 등 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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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주완 사장. 중앙포토

생활가전 담당의 H&A는 AI(인공지능) 홈 시대에 맞춰 ‘홈어플라이언스 솔루션’(HS)으로 재정비에 나선다. 가전만 파는 게 아니라 AI 가전을 매개로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솔루션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다. 기존 H&A 사업본부장인 류재철 사장은 앞서 “LG전자의 AI 홈은 생활가전 사업의 궁극적 목표인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AI 홈 허브인 씽큐의 기획·개발·운영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센터를 HS 본부 직속으로 신설한다.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 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존 B2B 사업(BS본부)에 속해 있던 로봇 사업도 이쪽으로 이관한다.

TV 사업부인 HE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란 지향점에 맞춰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 솔루션)로 명칭이 바뀐다. BS의 LG그램과 모니터,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 등 사업도 MS 아래로 모은다. 수익 기여도가 높은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 OS 탑재 기기를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한데 모으는 것이다. LG전자는 “웹 OS를 실내·외 통합 콘텐트·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며 “TV, IT(정보기술), ID(정보디스플레이) 제품은 개발·구매·생산 등 공급망이 유사해 제품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BS는 ES(에코 솔루션)로 완전히 다시 태어난다. BS는 그간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2, 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고전해왔는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냉난방공조를 H&A서 떼어와 조직을 새로 꾸리는 것이다. LG전자는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업 본질과 시장, 고객 특성 고려해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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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미국 보스턴 아카데미. 사진 LG전자

냉난방공조 사업은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 수요가 늘며 최근 3년 연평균 15%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에서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의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외 기존 BS의 B2B사업인 전기차 충전 사업도 ES 본부에서 추진한다. 본부장에도 에어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온 이재성 부사장이 선임됐다. 전장 담당 사업부인 VS(차량부품솔루션)본부는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자동차 솔루션 사업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 명칭을 차량 솔루션(Vehicle Solution)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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