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면죄부 읊으며 "양심 법관 더 많다"…이재명 '사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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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사흘 앞두고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며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일주일 전(15일)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작심한 듯 사법부를 향해 우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정치 세력이 다툰다고 할지라도 사법부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며 “저는 헌법에 따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 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간첩 혐의로 사형당한 조봉암 선생, ‘인혁당(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등에 대법원이 재심을 열어 무죄를 선고한 일을 언급하며 “흑역사도 있지만 (법원은) 한때 잘못 가더라도 반드시 제 길을 찾아왔다”라고도 했다.
그리고는 이 대표 자신이 법원서 면죄부를 얻은 일을 상기했다. 2020년 대법원이 친형 강제입원 관련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일, 지난해 체포동의안 통과 후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일 등을 나열하며 “결국 사필귀정에서 제자리를 찾아준 것도 대한민국의 사법부였다”라는 게 이 대표의 이날 주장이었다. 그는 “제가 수십 년 법조인으로 수천 건을 처리하면서도 상식과 법리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그런 결론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이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많다”는 말로 이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지지층에게 당분간은 사법부 자극을 중단하자는 메시지를 낸 것”(지도부 관계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위증교사 혐의 자체가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내용으로, 법원에서 통상 엄격하게 보기 때문에 1심 선고 직전 작심하고 유화 메시지를 냈다”(형사 전문 변호사)는 분석도 있다.
대신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을 한층 독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무도한 검찰”이란 표현을 쓰며 “누명 썼다 억울하다 이렇게 말한 것 자체가 허위사실 공표였다”고 말했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검찰은 가짜 꼬리에 현혹되지 말고 (명태균 게이트) 몸통 수사 제대로 하기를 엄중 경고한다”며 “엿장수는 엿을 자를 때 제 마음대로 자른다. 그러다 (검찰이) 엿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어떻게든 남은 판결에서 이 대표를 방어하고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는 결의가 분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장외에서는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도 유죄가 나오면 이재명 대표는 사퇴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4·10총선 공천 컷오프 뒤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 “시간문제이지 끌어봐야 그냥 당에 누만 끼치는 결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해식 비서실장이 SNS에서 이 대표를 빗대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라고 일컬은 걸 두고도 “종교 집단도 아니고, 김정은이냐. 과잉 충성”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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