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산발 쇄신 시동에 엇갈리는 與…“반등 기점” vs “다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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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발(發) 국정 쇄신은 부진의 늪에 빠진 여권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까. 대통령실 참모진을 시작으로 내각까지 이어지는 인적 쇄신이 연말·연초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당에선 기대와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쇄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과 여권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쇄신 방향이나 수위를 놓고는 동상이몽 기류도 감지된다.

친윤계에서는 쇄신을 통해 여권의 부진한 흐름을 끊고 대통령·여당 지지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반등 찬스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영남 친윤계 의원은 24일 “최근 김건희 여사 문제와 명태균 의혹 등이 부각돼 위기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야당이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여권이 국정 쇄신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一新)하면 여론이 급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새 국무총리 후보에 주호영(6선)·권영세(5선) 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에 윤재옥(4선)·이철규(3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초선 안상훈·인요한 의원 등 범친윤계 현역 의원이 두루 거론되면서 정치권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새 내각 후보군이 거론되고 다양한 하마평이 돌면서 정부가 새롭게 바뀐다는 인상을 주는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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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반면 친한계는 “쇄신은 반전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정말 민심에 부합하는 수준의 쇄신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기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경질을 요구했던 강기훈 선임행정관의 21일 사의 표명이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친한계 핵심 인사는 “음주운전으로 징계 받은 강 행정관 사의는 쇄신이 아니라 상식”이라고 했고, 당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라인의 물갈이는 물론이고,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를 도입하는, ‘다 바꾸겠다’는 수준의 국정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인적 쇄신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면 한 대표가 직접 의견을 표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와 28일 김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재의결 등을 앞두고 있어 당장은 용산과 대립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다만 연말 이후 국정 쇄신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한 대표가 강도 높은 쇄신을 대통령실에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안팎에서는 이번 인적 쇄신이 여권 권력 지형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여러 얘기가 나온다. 특히, 새 얼굴에 친윤계가 얼마나 포함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계 현역 의원들이 내각에 대거 배치되면 한 대표를 고립시키는 구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친한계 초선 의원은 “만약 인적 개편이 친윤계 일색으로 흐르면 중도층이나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고, 외려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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