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 PO로 밀린 전북 현대 선수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전북 현대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광주FC와 비기고 10위를 확정했다. 2017시즌부터 역대 최초인 리그 5연패를 달성한 명문 팀의 자존심을 구긴 전북은 아쉬워할 틈이 없다. 전북은 창단 이래 처음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밀려 1부 잔류를 위한 처절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두현(42)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파이널B(7~12위)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광주와 1-1로 비겼다.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31)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력으로 10위 사수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광주에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전북은 대구FC가 같은 시간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진 덕분에 간신히 10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대구와 전북의 승점 차는 1에 불과했다. 승점 1을 추가한 전북(승점 42)이 10위, 대구(승점 40)가 11위 정규리그를 마쳤다. 최하위인 12위는 강등이 확정된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9)다.

K리그1은 12위는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K리그2(2부리그) 2위, 10위는 K리그2 PO 승자와 각각 승강 PO를 벌인다.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전북은 K리그2 서울 이랜드와 다음 시즌 운명이 걸린 2연전을 펼친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12월 1일(이랜드 홈)과 8일(전북 홈) 펼쳐지는 승강 PO는 두 경기의 점수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여기서 이긴 팀은 다음 시즌 1부에서, 패자는 2부에서 뛴다.

아산과 승강 PO를 치러서 1부 잔류를 가려야 하는 대구 선수들.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북 현대는 울산 HD와 함께 선두 경쟁을 펼칠 강팀으로 분류됐다. 예상대로 울산(승점 69)은 일찌감치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며 강등권을 맴돌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리그 10위는 K리그 최다인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에겐 낯선 순위다. 2012년 K리그 스플릿 라운드 체제가 도입된 이후 구단 최저 순위다. 스플릿 라운드 이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2006년 11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전북은 강등만은 피해 마지막 자존심만큼은 지키겠다는 각오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중요한 경기 일정이 남았기 때문에 더 집중하겠다. 코치진과 함께 상대 대응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K리그2 3위 이랜드는 이날 4위 전남 드래곤즈와 단판 승부로 치러진 K리그2 승강 PO에서 2-2로 비겼다. 90분 경기 후 무승부 시 정규리그 상위 팀이 승자가 되는 승강 PO 규정에 따라 이랜드가 승강 PO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5년부터 K리그2에 참가한 이랜드는 올해까지 10시즌을 2부에서만 보냈다. 데뷔 시즌인 2015년에 정규리그 4위로 준PO에 진출했을 뿐이고 이후로는 리그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다가 올해 김도균 감독을 선임해 역대 최고 성적인 리그 3위로 PO에 직행하고 창단 첫 승격의 꿈을 꾸고 있다.

DGB대구은행파크에선 대구가 인천에 1-3으로 패했다. 11위 대구는 K리그2 2위 충남아산과 28일(아산 홈)과 12월 1일(대구 홈) 승강 PO를 통해 1부 잔류 여부를 가린다. 인천의 몬테네그로 출신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32)는 사상 첫 강등 팀 출신 득점왕(15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밖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전하나시티즌이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꺾고 승점 48을 기록하며 광주FC(승점 47)를 9위로 밀어내고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6월 '소방수'로 대전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56) 감독은 당시 11위였던 대전의 순위를 끌어 올리며 홈팬에 1부 잔류를 선물했다. 특히 대전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4승 1무를 거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제주(승점 49)는 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