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웬만해선 ‘연경’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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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접전의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김연경(36)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건설을 또다시 꺾고 개막 9연승을 달렸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2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7, 35-37, 27-25, 25-12)로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8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정윤주가 21점으로 뒤를 받쳤다.
흥국생명은 팀 블로킹 1위 팀답게 ‘높이’ 싸움에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믿었던 양효진이 1세트 초반 두 번의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현대건설 주포인 모마 바소코가 공격할 땐 김연경과 김수지, 투트쿠 등 장신 선수 3명이 동시에 블로킹 벽을 쌓았다. 김연경과 김수지는 연달아 현대건설 공격을 가로막았다. 김연경은 블로킹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점수가 10-0까지 벌어지면서 1세트 승패가 갈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2세트 들어 반격에 성공했다. 모마가 빠졌지만, 양효진, 정지윤, 위파위, 나현정 등이 고르게 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에 맞섰다. 현대건설은 무려 열 두 번의 듀스 끝에 2세트를 37-35로 따내며 세트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3세트에서도 듀스 접전이 펼쳐졌지만,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김연경은 연달아 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26-25에서는 현대건설 위파위의 공격을 받아낸 뒤 이고은이 올려준 공을 득점으로 연결해 3세트를 마무리했다.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4세트를 쉽게 따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6014명의 분홍색 ‘철쭉 응원단’은 김연경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 김연경과 국내 최고 미들 블로커인 현대건설 양효진(35)과의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국가대표에서 10년 넘게 룸메이트를 지낸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지난 시즌엔 처음으로 챔프전에서 만났는데 양효진의 현대건설이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꺾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을 꺾은 데 이어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김연경은 현대건설과의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최근에 효진이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일종의 심리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단단히 벼르고 나온 김연경은 이날 코트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무려 50%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상대가 강타를 예상하면 페인트를 넣고, 페인트에 대비하면 강하게 때려 득점을 올리는 등 노련함이 빛났다.
반면 양효진은 블로킹을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면서 8득점에 머물렀다. 높이가 강점인 현대건설은 블로킹 싸움에서 4-10으로 밀렸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빠진 것이 아쉬웠다. 또 양효진마저 저조한 모습을 보여 흥국생명에 무릎을 꿇었다.
9연승을 달린 흥국생명(9승·26점)은 2위 현대건설(7승 3패·승점 21)과의 격차를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팀 최다 개막전 연승 기록(10연승·2020~2021시즌)에도 1승 차로 다가섰다.
남자부 경기에선 대한항공이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0, 33-31, 25-14)으로 눌렀다. 막심 지갈로프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을 올렸고, 정지석이 14점을 기록했다. 4연승을 질주한 대한항공(7승 3패·승점 23)은 현대캐피탈(7승 2패·승점 20)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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