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시대, 美이민자들 '추방 공포' 확산…결혼·망명 신청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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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이민자들과 활동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에 반대하는 집회와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불법 이민자 추방’을 대표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이민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동안 범죄와 실업률, 집값 상승 등 사회 문제의 근원으로 불법 이민자를 지목했다. 당선 후 공약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까지 동원해 대규모로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선이 결정되자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합법적으로 체류할 법적 근거가 미약한 이민자들은 서둘러 미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고 있다. 망명을 허가받을 가능성이 작아도 일단 신청해 절차가 진행되면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민권자와 교제 중인 이민자들은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영주권 신청자격을 얻기 위해서다. 이미 영주권이 있는 이민자들은 최대한 빨리 시민권을 받으려는 움직임이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이용하는 스페인어 라디오와 TV, 사회관계망서비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정책에 대한 정보를 연일 소개하고 있다.

이민 변호사와 불법 체류자 지원단체에는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이민 변호사인 인나 시마코프스키는 “두려워해야 할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고, 영주권이 있어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몰려들고 있다. 모두가 겁에 질렸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는 영주권이 있는 약 1300만명과 허가없이 입국한 이민자 약 113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체류자 추방 자체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이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트럼프 첫 임기 때 약 150만명을 추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비슷한 수준이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첫 임기에만 300만명을 내보냈다.

그러나 미국은 1950년대 이후로 한꺼번에 대규모로 추방하려고 한 적은 없으며 이를 위해 방대한 구금 시설을 구축하지는 않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2기 ‘국경 차르’에 내정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은 행정부가 범죄자와 추방 명령이 이미 내려진 이민자들을 우선으로 추방하겠지만, 불법 체류자들을 찾기 위해 직장 불시 단속 등 다른 수단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불법 이민자 추방’ 57% 찬성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과정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미국 성인 2232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3%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 방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서도 ‘기쁘다’,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55%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는 57%가 찬성했고 ‘보편적 관세’에 대해선 52%가 찬성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응답이 많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음식 및 식료품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응답자는 44%였고, ‘올릴 것’이라는 응답자는 35%였다. ‘변화없을 것’은 21%였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이후에도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협받고 있다’는 응답이 65%로 여전히 많았고, ‘안전하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공화당원 사이에서도 57%가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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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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