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00만원대 車 안판다?…테슬라 제친 BYD 韓진출 의외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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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는 유리와 타이어 빼고 전기차의 모든 것을 만듭니다.
지난 20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BYD 본사를 방문했을 때 BYD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기차·배터리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마스크, 휴대전화 케이스까지 만드는 BYD의 확장성은 그들의 경쟁력이다. 원자재 광물 확보와 배터리 생산, 모터 등 부품 제조까지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하면서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22.3%)를 차지했다. 2위 테슬라(11.0%)의 2배다.
BYD가 내년부터 한국 소비자를 공략한다. BYD 본사에서 만난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내년 1월 한국에서 정식으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며 “서울에서 부산, 제주까지 전국에서 전시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시 모델을 묻자 “(공개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답변을 미뤘다.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중형 승용차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출시가 유력하다. 류 총경리도 “씰은 BYD의 앞선 기술을 탑재하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라며 힘을 줬다. 그는 특히 “한국 진출한 뒤에는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는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많지만, BYD는 한국 시장에서 저가 이미지로 마케팅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BYD의 한국 시장에서의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을 묻자 류 총경리는 “‘높은 가격대의 포지셔닝이다’ 또는 ‘저렴한 포지셔닝이다’ 한마디로 표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BYD가 한국보다 앞서 진출한 일본의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씰은 528만엔(약 4800만원), 아토3는 450만엔(약 4100만원)부터 시작한다. 저렴한 모델은 아니다. 중국 내 판매가가 6만9800위안(약 1400만원)에 불과한 모델 시걸도 있지만, 내년엔 한국에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BYD, 한국 언론에 공장 첫 공개
BYD가 지난 19~21일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선전 선산 자동차 공장과 연구실, 충칭 배터리 공장을 공개하면서 강조한 것도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 우위였다.
21일 충칭 배터리 1공장을 방문했을 때 BYD는 자사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와 일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뚫었을 때를 비교해 보여줬다. NCM 배터리는 바로 불길을 뿜어냈지만, 블레이드 배터리는 조용했다. BYD 관계자는 “블레이드 배터리는 섭씨 60도까지 밖에 안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덤프트럭이 밟고 지나가도 안전하다는 영상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LFP가 NCM보다 화재 안정성이 높다.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한국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BYD 차량에 탑재되며, 같은 부피에 더 많은 배터리 셀을 넣을 수 있어 주행 거리가 길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한국 출시 가능성이 높은 씰은 BYD가 CTB(셀투바디·Cell-to-Body)를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배터리팩의 상부와 차체 바닥 패널을 샌드위치처럼 하나로 통합해 연결하는 기술이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과거엔 탈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일체형으로 바뀐 것처럼 배터리 셀과 차체를 일체화한 것이다. CTB를 적용하려면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이 긴밀한 관계가 필수적인데, BYD는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에 CTB를 적용할 수 있었다. 보통 전기차는 하부 배터리 때문에 차체가 높지만, 닝리방 BYD 오션 시리즈 제품 총괄은 “CTB를 적용하면 차체를 15mm 낮출 수 있고, 그만큼 차량 실내를 더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틀림 강성도 더 높아진다.
“한국 소비자가 BYD 가장 공정하게 판단할 것”
BYD가 시승 행사에서 강조한 것도 중국차에 대한 편견을 깨는 성능이었다. 시승할 수 있는 차량은 양왕 U8, 팡청바오 Bao5, 씰, 아토3였다. 특히 인상 깊은 모델은 SUV인 U8이었다. 중국에서 2억1000만원 정도에 팔리는 고급 모델이다. 이 차량으로는 40도 정도 기울어진 벽을 주행할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씨여서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통과했다. 바위가 즐비한 산악 환경을 경험해볼 수 있는 코스도 바퀴 한두 개가 공중에 뜬 상태에서 지나갈 수 있었다. BYD는 U8이 레인지로버 등 유럽 고급 SUV 이상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았다. U8은 짧은 시간 동안 물 위를 운전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류 총경리는 “한국 진출 첫해에는 (매출 등)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시장에서 중국 차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 소비자가 BYD의 기술력을 알아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BYD의 진정한 장점은 완전한 전기차 전체 기술 체계를 보유한 기업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YD는 전체 직원이 90만명인데, 이 중 연구개발(R&D) 인력만 11만명이다. 본사 벽에는 각국에서 얻은 특허 3만2000건이 전시돼 있다. 한국 특허청에서 받은 특허증도 있었다. 류 총경리는 “세계적으로 수준이 높은 한국 소비자들이 BYD 자동차를 가장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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