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우크라 '러 타격' 전한 北…북한군 사상자 소식엔 입 닫았다
-
1회 연결
본문
북한 매체가 25일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국가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사실을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전쟁 격화 원인으로 돌리는 러시아의 논리에 동조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는 자신들의 파병 문제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국제소식을 싣는 6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21일 대국민 연설 소식을 전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브랸스크 타격 소식을 전했다.
푸틴은 이 자리에서 미·영의 장거리 미사일이 자국의 군사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해 "미국과 그 나토 동맹국들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결정함으로써 긴장 격화 노선을 계속 추구하였다"고 비난하면서 "이러한 무기 사용은 생산국 군사전문가들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해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했다는 푸틴의 궤변을 지지하는 것처럼 읽히는 대목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자신들의 파병 사유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일반 주민들에게 파병 사실이 공개될 것에 대비해 나름의 논리를 구축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문은 러시아군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응해 공격용으로 사용한 '오레시니크'(헤이즐넛‧개암)란 이름의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푸틴)는 미국인들이 유럽에서 구축하고 있는 요격미사일 체계들은 이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고 확언했다"며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행동 여하에 따라 미사일의 금후 배비문제를 결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면서다.
러시아의 최신예 무기와 함께 "침략행위가 확대되는 경우 러시아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란 푸틴의 대서방 경고메시지까지 내부 주민에게 공개한 것이다. 러시아 파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민심동요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편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의 우수한 무기 체계를 들여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여전히 북한군 파병이나 사상자 발생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이 직접 교전에 참여하면서 사상자가 이미 속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인 RBC 우크라이나는 23일 전쟁 관련 첩보를 제공하는 텔레그램 채널 '도시에 스흐피오나'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지원받은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했을 당시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에는 북한군 3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북한군 부상자는 남성 장교 2명과 여성 1명으로, 이 여성은 의무병으로 알려졌으나 통역을 담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RBC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도 24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상 장병의 구체적인 신원이나 피해 규모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지만. 국정원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사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처음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