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택배 도착’ 메시지로 유인해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이 1심 재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최근 살인미수·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18일 오전 4시쯤 서울 서대문구 소재 전 여자친구 B씨 집에 침입해 미리 준비해 간 둔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투자 실패에 따른 채무 등의 상황에서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당일 ‘택배가 집에 도착했으니 받아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B씨를 유인했다. 그는 B씨 집 현관문 옆에서 기다리다가 안에서 나온 B씨를 공격했다. B씨는 집안으로 도망가며 119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B씨는 재차 정신을 차리고 119에 직접 신고했고 다행히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머리뼈 골절과 전치 6주의 손가락 골절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준비 정도, 수단, 잔혹성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공격을 필사적으로 방어해 다행히 미수에 그쳤으나 사용한 범행 도구와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자칫 피해자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았고 이후에도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했다.

검찰은 “피해자에게 임시 주거를 지원하고 심리치료,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실질적 피해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