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읍 없이는 못살아"라며 국회의원 홍보...부산 구청장, 줄줄이 수사ㆍ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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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6개 자치구 가운데 5개 구청장이 범죄 혐의로 재판이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4명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직위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우리 의원ㆍ후보님 잘 봐달라” 구청장들 재판행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김 구청장이 지역 축제나 행사장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도읍 의원 치적을 홍보하는 발언을 하고, ‘도읍 없이는 못살아’ 등으로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른 행동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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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사진 강서구

마찬가지로 올해 총선과 관련, 이갑준 사하구청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관변단체 측에 전화를 걸어 이성권 당시 사하갑 예비후보(현재 의원)를 언급하며 “잘 봐달라”는 취지로 말한 혐의다. 이 구청장이 이런 전화를 건 사실은 당시 통화 녹취록이 드러나면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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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 사진 사하구

김 구청장 첫 재판은 지난 18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렸다. 그는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김 구청장은 “치적 홍보가 아닌 덕담 수준 감사 인사였다. 노래를 (개사해) 부른 것은 구청장 직무와 관계가 없다”며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4일 첫 재판에서 “공무원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을 인정한다. 다만 고의나 의도를 가지고 지위를 이용해 선거 운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동ㆍ북구청장은 1심서 직위상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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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부산 동구청장. 사진 연합뉴스

김진홍 동구청장과 오태원 북구청장은 이미 1심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으로 직위 상실형에 해당하는 선고를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조서영 부장판사는 지난 9월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구청장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6회에 걸쳐 선거 문자 메시지 발송 비용 3300여만원을 발송 업체 측에 송금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본인 계좌를 이용한 혐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태원 북구청장에게는 지난해 5월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 재산 약 168억원을 47억1000여만원으로 축소 신고하고, 202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던 건설사 직원에게 주민 휴대전화 번호를 전달해 홍보 문자를 보내도록 한 혐의다. 법원은 “신고하지 않았던 골프회원권 등은 오 청장이 내세웠던 기부ㆍ자수성가 이미지와 달라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두 사람 모두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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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사진 연합뉴스

최진봉 중구청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최 청장은 2021년 5월 중구 관내에서 불법 주차를 단속한 공무원에게 ‘구청장 차를 모르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경찰은 이 말이 ‘단속에서 빼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고 최 구청장을 최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최 구청장은 “코로나19 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통행에 차질이 없으면 단속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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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부산 중구청장. 사진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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