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D현대重도 한화오션 고소취하…그래도 “KDDX는 같이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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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 경쟁사인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한화오션 측의 고발 취소에 대한 화답 성격이다. 다만 양측 모두 KDDX 사업에 대해선 단독 수주를 위해 경쟁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 관계자 명예훼손 고소 사건과 관련해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 취하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한화오션 직원들이 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해 연 기자설명회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했다며 지난 5월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날 HD현대중공업 측은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고소 취하를 결정했다”며 “우리 조선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만큼 이 결정이 우리 조선업계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 K방산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에서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된 만큼 원칙대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게 HD현대중공업 측의 입장이다. 당초 함정 초안을 그리는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무기 체계 등을 구체화한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따냈는데 향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누가 맡느냐를 두고 양측은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관례적으로는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아왔다.

양측의 고소·고발전은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보호법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불거졌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관련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한 뒤,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를 받았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대표이사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 측의 입찰을 제한하지는 않고, 행정지도만 했다.

이에 한화오션 측은 지난 3월 “임원 개입 여부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양사의 분쟁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방사청의 KDDX 차기 구축함 입찰 일정도 지체됐다. 당초 상세설계 및 초도함 제작사 입찰 결과는 지난 7월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방사청이 수사 결과 발표 이후로 모든 일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 22일 한화오션이 먼저 경찰에 냈던 고발을 취소했고, 이날 HD현대중공업이 고소를 취하하며 양측의 공방은 일단락됐다. 경찰 수사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향후 KDDX 입찰 수주를 둘러싼 경쟁이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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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현재 산업부는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실사단과 현장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산업부가 방산업체를 단독 지정할 경우,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KDDX를 수주하게 된다. 하지만 방산업체를 복수로 선정하면 경쟁 입찰이 진행된다. 이 경우 HD현대중공업에 보안 감점(1.8점)이 부과된 상황이라, 한화오션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두 회사가 국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과 달리, 해외 방산시장에선 협업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초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탈락하고, 노르웨이 호위함 사업에선 검토 대상에도 오르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

호주 정부는 111억 호주달러(약 10조원)을 들여 향후 10년간 신형 호위함 11척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발표한 1차 후보군엔 한국·독일·일본·스페인이 선정됐는데, 최근 2차 후보군엔 한국·스페인이 탈락했다. 독일·일본 방산 기업들이 ‘국가별 원팀 협력’을 해온 것과 달리,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이 독자적으로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던 게 패인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에, 한화오션은 ‘잠수함’에 특화돼 있어 ‘원팀 협력’을 할 경우 K방산의 해외 수출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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