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간다 40만명에게 인술 베푼 임현석 원장…제36회 아산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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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5일(월)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36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임현석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원장(아산상), 고영초 요셉의원 원장(의료봉사상),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이사장(사회봉사상).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36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 24년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인술을 실천하며 약 40만 명의 소외지역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온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59)이 아산상을 수상했다. 아산상 상금은 3억 원이다.

 의료봉사상은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이주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위해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지난 51년간 의료봉사를 하며 3만여 명의 환자를 치료한 요셉의원 고영초 원장(71)이 수상했다. 사회봉사상은 26년간 개발도상국 저소득 주민들의 자립과 역량강화에 기여한 국제개발 NGO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이 수상했다.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상금은 각각 2억 원이다. 또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ㆍ가족상 수상자 15명에게 각각 상금 2000만 원을 시상하는 등 전체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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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상을 수상한 임 원장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꿈꿨다. 1999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던 해 그는 우간다에서 활동 중인 학교 선배로부터 우간다의 의료환경과 현지 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그 꿈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2000년 6월, 서른다섯 젊은 의사는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의대 동기인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우간다로 떠났다. 한국의 안락한 삶을 뒤로 한 선택이었다. 임 원장은 “배운 것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아프리카에 갔다. 그는 “조선 말부터 선교사들이 병원·학교를 짓는 데 앞장서면서 그 시대에 많은 기여를 한 역사를 보고 꿈꿨던 것”이라면서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나눌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제 도움이 필요한 아프리카로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는 게 하나 없었다. 언어와 환경이 다른 건 예상했지만, 의사가 의술을 펼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그는 “사실 우간다로 가면 바로 진료를 할 수 있다고 알고 왔는데, 병원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결국 임 원장은 우간다 정착 2년 만인 2002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 클리닉을 지었다. 임 원장은 “병원 부지 구입·등록부터 인부 고용까지 1년 넘게 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환자들에겐 현지 사립병원의 절반 이하의 진료비만 받았고, 빈민과 장애인들은 무료로 진료했다. 5명의 직원과 출발한 병원은 현재 6개 진료과 37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근무하는 큰 병원이 됐다.

 경북대 의대 동기인 부인 최영단 씨도 힘을 보탰다. 한국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최 씨는 우간다에 많은 실명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현지 국립대 의대에 입학해 안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임 원장은 “저희 두 사람을 볼 때마다 환자들이 감사하다고 말하니 보람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의료시설이 없는 지역에 사는 소외된 우간다 주민들을 위해 섬 지역에 진료소를 세워 의료봉사도 하고 있다. 임 원장은 “우간다에 출산 합병증인 발달장애, 뇌전증 환자가 많은데, 앞으로 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뇌전증 소아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2021년부터 1년 간 경북대학교병원 소아신경과에서 전임의 수련을 받았고, 이듬해 5월 병원 내에 뇌전증 클리닉을 개설했다.

 우간다에 정착한 지 24년, 여전히 가장 보람찬 일은 “환자가 새로운 삶을 얻는 것”이라고 임 원장은 말했다. 그는 “시계·라디오 고치는 일을 하던 한 주민이 백내장에 걸려 보호자와 병원을 찾아왔다”면서 “사실 큰 수술은 아니지만, 병원 나갈 때는 눈을 뜨고 혼자 걸어갈 수 있으니 그들에겐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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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이 2000년부터 우간다에서 소아 뇌전증 환자 등을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6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24일 선정됐다. 사진은 베데스다 메디컬센터 임현석 원장과 우간다 소아 환자들. 연합뉴스

 의료봉사상을 수상한 고영초 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며 주말과 야간시간 등을 이용해 51년간 의료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3만여 명의 의료 사각지대 환자들을 치료했다. 1971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해 가톨릭학생회 활동으로 봉사를 시작하였고, 2023년 은퇴 시까지 정기적으로 무료진료병원인 요셉의원, 전진상의원, 라파엘클리닉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왔다. 2023년 2월 건국대학교병원 자문교수 은퇴 후 3월에는 그동안 봉사자로 참여해오던 요셉의원에 원장으로 취임해 고령의 노인과 거동 불편 주민들을 찾아가는 방문진료에 힘쓰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지구촌나눔운동은 1998년 설립된 국제개발 NGO로 일시적인 해외 구호보다는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통한 자립지원 방식에 중점을 두고 농촌과 도시 빈민, 장애인, 지역사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는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르완다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8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진행한 ‘암소은행’ 사업은 암소 구입비 대출을 통해 현지 주민의 소득을 증진하고 몽골 젖소사업의 바탕이 되었으며, 현지인 직원을 사업 책임자로 성장시키는 등 국제개발 협력사업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분들이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 재단도 여러분과 함께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미력이나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6회 수상자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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