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남 사천시에서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의 모습. 갓 건조한 배를 바다에 띄우고 있다. 한은화 기자

25일 경남 사천시 은성중공업 앞. 막 건조를 마친 150t 규모 배 한 척이 대형 크레인 두대에 매달린 채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내년 3월 새로운 교통수단이 될 한강버스다. 서울시는 이날 열린 진수식에서 한강버스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진수식은 건조한 선박을 물에 띄우는 행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 한원희 목포해양대 총장, 이성배 서울시의회 국민의 힘 원내대표, 박동식 사천시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진수선을 자르는 절단식 주인공은 최호정 의장이었다. 여성이 진수선을 자르는 전통에 따라서다. 아기 탯줄을 자르는 것처럼 배가 바다에 나가는 게 생명이 탄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어 샴페인 병을 뱃머리에 부딪혀서 깨뜨리며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샴페인 브레이킹, 유공자 표창 등이 이어졌다.

한강버스 내부에 탑승한 오세훈 시장(왼쪽)과 주용태 한강본부장 모습.사진 서울시

한강버스 1ㆍ2호 이름은 각각 가람호와 누리호였다. 시민 공모를 통해 가나다라 순으로 이름을 정했다. 선박은 사천중공업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 시험과 시운전 등을 거쳐 안전성 검증을 한 뒤 다음 달에 한강으로 온다. 서울시는 나머지 선박 10척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 총 12대가 15분 간격으로 본격 운항한다.

한강버스는 총 199명이 탑승할 수 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7개 선착장을 평일 68회, 주말과 공휴일 48회 운항할 계획이다. 이용요금은 30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로도 탑승할 수 있다.

또 100% 좌석제로 운영된다. 한강 풍경을 잘 볼 수 있게 파노라마 통창을 설치했다. 선내 카페테리아가 있어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재석 은성중공업 설계팀장은 “선체 2개를 결합한 쌍동선 형태로 설계해 주행할 때 흔들림이 적어 음식을 먹거나 쉴 때 좀 더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총 199명이 탈 수 있는 한강버스. 내년 3월부터 운행된다. 사진 서울시

배의 폭은 9.5m, 전장은 35.5m로, 한강 잠수교를 지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선체는 다소 낮췄다. 전기와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 외국산 제품과 달리 부품 수급도 원활하고 수리 비용도 적정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진수식에서 축사를 통해 그간의 추진 과정을 이야기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 애써온 서울시 직원들, 미래한강본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 정말 수고 많았다”고 말했다. 또 “내년 정식 운항 전까지 충분한 시범 운항을 통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겠다”며 “한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상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