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 고창에 축구장 25개 크기 스마트물류센터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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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전북 고창군에 3000억원을 들여 호남 지역을 비롯한 남부권 물류 유통을 위한 첨단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삼성이 2016년 7조원대 ‘새만금 양해각서(MOU) 투자’를 백지화하면서 “새로운 대형 사업을 추진할 때 전북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지 8년 만이다.
고창군은 25일 “삼성전자가 지난 13일 고창군 신활력산업단지 내 스마트허브단지(가칭 ‘스마트물류센터’) 건립 예정지 분양 대금 173억원을 납부하고, 14일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쳤다”며 “삼성 측은 취득세 약 3억원도 신속히 납부해 군 재정 수입 증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이 전북에 투자해 사업장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 안팎에선 “신활력산업단지 승인 14년 만에 대기업 분양이 실현되면서 군민 숙원이 해결됐다”는 말이 나온다. 신활력산업단지는 2010년 ‘고창일반산업단지’로 승인된 이후 환경 오염 논란 등으로 공사 중단·재개가 반복됐다. 이에 고창군은 2022년 7월 심덕섭 군수 취임 이후 ‘신활력산업단지’로 명칭을 바꾸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가 높은 기업 유치에 집중했다. 이후 고창군은 2023년 9월 삼성전자와 투자 협약을 맺은 뒤 지난 4월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산단 내 축구장 25개 크기 18만1625㎡에 자동화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착공해 2027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삼성 측은 센터 공사에 관내 기업의 건설·기계 장비와 인력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은 센터가 운영되면 500여명 직·간접 고용 창출을 비롯해 장비 유지·보수를 위한 관련 업체 연쇄 투자로 이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삼성이 8년 전 약속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2016년 10월 24일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에서 “새만금 투자 무산과 관련, 전북도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과 전북도가 2011년 4월 27일 MOU에 서명한 지 5년 6개월 만이었다. 삼성은 2021년부터 2040년까지 7조6000억원을 들여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용지 11.5㎢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새만금 투자가 무산되면서 지역에선 “대국민 사기극” “삼성 제품 불매운동” 등 반발이 거셌다. 이에 삼성 측은 “MOU 체결 이후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광이 전 세계적으로 붐이 꺼졌다. 사업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다음에 큰 사업 기회가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새만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삼성 투자 소식에 전북은 축제 분위기다. 고창 주민은 모임·단체마다 거리 곳곳에 “삼성전자 투자를 환영합니다” 등 현수막을 걸었다. 도내 다른 지자체도 ‘삼성 낙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완주군의회 서남용 의원은 지난 6일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완주 유치를 제안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삼성이 고용노동부와 손잡고 만 29세 미만 취업 준비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과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캠퍼스는 현재 서울·대전·광주·구미·부산 등 5개 지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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