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태국의 티띠꾼, LPGA ‘70억 잭팟’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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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티띠꾼(오른쪽)이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에서 벌어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후 400만 달러가 적혀 있는 수표 옆에서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의 지노 티띠꾼(21)이 무려 56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경기 막판 마지막 2개 홀에서 이글과 버디를 잡아내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티띠꾼은 2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700야드)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인 끝에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을 밟았다. 경기 중반까지 단독선두 에인절 인(26·미국)에게 2타 뒤졌지만, 17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낸 뒤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티띠꾼은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6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56억원은 LPGA 투어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액수다.

티띠꾼은 이날 쏠쏠한 부가 수입도 챙겼다. 올 시즌 특정 홀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Aon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해 보너스 14억원을 받았다. 결국 이날 하루에만 7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2022년 데뷔한 티티꾼이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지난 3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은 81억원이었다.

역대 최다 우승 상금의 주인공이 된 티띠꾼은 자연스럽게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왕도 차지했다. 올 시즌 상금은 605만 달러. 한화로 84억6000만원을 넘는다. LPGA 투어 역사상 단일 시즌에 벌어들인 가장 많은 상금 액수다. 올해에만 7승을 거둔 넬리 코다(26·미국)는 61억원의 상금을 챙겼지만, 최종전 우승을 놓치면서 상금왕 타이틀을 티띠꾼에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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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코다, 사이고 마오, 후루에 아야카(왼쪽부터 순서대로)

천문학적인 수입만큼 우승 과정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15언더파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티띠꾼은 14번 홀(파5)까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그러나 인이 파3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합계 21언더파를 기록, 2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티띠꾼은 17번 홀에서 반전을 이끌어냈다. 핀까지 203야드가 남은 상황에서 롱아이언으로 온그린에 성공한 뒤 4.5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인과 공동선두가 됐다. 상승세를 탄 티띠꾼은 이어진 18번 홀에서 2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역전 우승을 거뒀다.

2022년 신인왕 출신인 티띠꾼은 “17, 18번 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사실 17번 홀에선 버디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글을 잡았으니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느낌”이라며 “일단 오늘 받은 상금은 기분 좋게 써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전을 통해 올 시즌 LPGA 투어 개인 타이틀 수상자도 확정됐다. 코다가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가운데 신인왕 트로피는 사이고 마오(23·일본)가 차지했다. 신인상 포인트 959점으로 873점의 임진희(26)를 제쳤다.

또 올 시즌 평균 타수 69.99타를 기록한 후루에 아야카(24·일본)가 70.00타를 기록한 유해란(23)을 0.01타 차로 제치고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69.98타를 기록했던 유해란(23)은 간발의 차로 베어트로피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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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한편 이 대회에선 안나린(28)이 15언더파 공동 5위, 양희영(35)이 13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올 시즌 LPGA 투어를 3승으로 마무리했다. 양희영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유해란과 김아림(29)이 각각 9월 FM 챔피언십과 이달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3승은 유소연(34)과 최나연(37), 박희영(37)이 1승씩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우승 횟수다.

한국은 2015년에 이어 2017·2019년엔 무려 15승을 합작하며 전성기를 달렸지만, 코로나 19 이후 기세가 꺾여 2022년 4승, 지난해 5승에 이어 올해는 3승에 머물렀다. 반면 태국 선수들은 올 시즌 6승을 거뒀고, 일본은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가져가며 상승세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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