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무죄 뒤 "與 대오각성을"…김여사 특검법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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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숨 돌리게 됐다. 사법 리스크의 첫 단계부터 징역형 선고로 큰 정치적 위기에 내몰렸다가 일단 기사회생한 이 대표는 어수선했던 당 분위기를 추스르는 한편 '먹사니즘'을 앞세워 민생 행보에 공세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원의 무죄 판결 후, 민주당은 오랜만에 안정을 찾은 분위기였다. 선고 직전만 해도 당내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겉으로는 무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지난 15일 법원이 이 대표에게 예상 밖의 중형을 선고한 직후라 ‘결코 판결을 낙관할 수 없다’는 기류가 짙었다.
하지만 무죄 선고가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정성호 의원) “눈물 난다. 천둥 번개가 쳐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정청래 의원)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박찬대 원내대표 등은 법원 앞에서 눈시울을 훔치는 모습이 이날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코너에 몰렸던 이 대표는 정치적 반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사법리스크에 가려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중도층 공략을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며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관계자는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결정 등이 사법리스크 때문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데 아쉬워한다”며 “급한 불을 끈만큼 이제 가상자산 과세 논의와 상법 개정 토론 등을 통해 ‘먹사니즘’을 다시 띄우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징역형 선고 후 거론됐던 ‘이재명 대안론’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들어가게 됐다. 대표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위기를 거치며 이 대표 리더십은 더 공고해졌다”며 “남은 일정에도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는 이날 침묵했다.
당 일각에서는 ‘가장 유죄 가능성이 컸던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중진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위증교사는 재판부 성향에 따라 유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컸다”며 “이제 선거법 사건도 최종심에서 유죄 확정판결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민주당은 그간 줄곧 이 대표의 재판에 대해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펴왔다. 이 대표가 '민생'을 앞세우는 대신 당 차원에선 검찰 특활비 삭감을 비롯해 검찰개혁 법안 추진, 검사 탄핵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추천 때 여당을 배제하는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보고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여당을 향한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원내대표단이 추진 중인 순직해병 국정조사 역시 야당 단독 추진이 유력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 직후 “(이 대표)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총력을 기울이기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이제 초반에 불과한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과 민주당의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1심 결과가 나온 선거법위반과 위증 교사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 ▶대북송금 사건 ▶법인카드 유용 사건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리더십을 일정 정도 유지하게 된 것은 맞지만, 말 그대로 ‘일단 한숨 돌렸다’는 정도”라며 “선거법 위반 2심 등 남은 재판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고, 민주당의 불안요소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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