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채용 관련 내용을 담은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남녀공학 전환이나 남학생 모집을 놓고 최근 갈등을 빚은 동덕여대·성신여대 사태와 관련해 온라인에서 여대 출신은 채용하지 않겠다는 글이 퍼지면서 정부가 실태 조사에 나섰다.

26일 SBS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 최근 올라온 여대 출신 채용과 관련한 일부 차별적인 글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고,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SBS 캡처

블라인드에는 대기업 종사자로 보이는 이들이 "인사팀 필터링(거르기) 이미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조용히 거르고 있었는데 명분이 생겼으니 대놓고 거를 예정" "(이력서에) 여대 적혀 있으면 바로 손절"과 같은 댓글이 최근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인드는 회사 e메일 인증을 통해 가입하는 구조로, 보통 작성자 옆에는 소속 회사가 뜬다. 지난 25일에도 "실무진 면접 들어갈 때 여대는 거르고 시작한다"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에 올라온 글 특성상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지난 16일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우영 이사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덕여대를 암시하며 "블라인드 채용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적어 논란을 불렀다. 그 뒤 이 이사장은 "일부 폭력 등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 보니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블라인드에서 여대 출신 채용과 관련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온라인에서는 고용노동부에 이를 신고하자며 맞불을 놓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성차별 신고를 독려하는 글에는 신고가 가능한 고용노동부 고용 포털 주소와 구체적인 신고 내용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