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명태균, 강혜경 씨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시장은 “중앙 진출을 원하는 오씨가 우리 캠프의 (여론조사) 거절로 자기 뜻대로 안 되니 악담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 대책’ 기자설명회 직후 명씨와 관련된 의혹을 해명했다. 오 시장은 명 씨와 만난 시점으로 “2021년 1월 중하순쯤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가 저를 찾아와 두 번 만난 건 기억한다”며 “당시 캠프를 총괄 지휘하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에게 ‘선거를 돕겠다고 하니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보라’며 넘겨준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이후 명씨와 연락하거나 의견을 주고받을 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기존 주장대로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만나 여론조사 관련 견해 차이로 다퉜다고 전했다. 당시 강 전 부시장이 통상적인 여론조사 형식과 격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갈등이 컸다고 한다. 오 시장은 “여론조사 관련 논쟁이 욕설에 가까운 싸움이 돼서 헤어질 때는 얼굴을 붉히고 다시 못 만날 상황이 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명씨가 자기 뜻대로 안 되니 악담하는 것”이라며 “변호사를 통해 이번 주말까지 누구한테 (여론조사 결과 관련) 자료를 넘겼는지, ‘오세훈 측’이라고 표현 말고 받은 사람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명태균씨. 뉴스1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강씨 계좌로 3300만 원을 송금한 지인 김씨에 대해선 "개인 일"이라며 선 그었다.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 때 저를 돕기 위해 서울에 수십ㆍ수백장의 플래카드를 개인 돈으로 붙여 줘서 제가 고맙다고 연락해 인연이 시작됐다”며 “3300만원을 보냈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고, 이분이 사고를 치셨다고 생각했고, 이 문제 관련해 연락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사업가인 김씨는 보궐선거(4월 7일) 전인 2021년 2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5회에 걸쳐 3천300만원을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였던 강혜경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로 서울시장 선거 관련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명씨가 한 여론조사가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와 보궐선거 당시 비상대책위원회 쪽으로 전달된 의혹에 대해선 “명씨가 실시한 미공표 여론조사가 활용됐다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며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할 수 있는데 명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봤다면 정당의 기초를 허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가 마무리돼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면 사실관계 확정 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