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 박람회에 참석한 다국적 기업 대표들과 좌담회를 갖고 있다. 신화망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공언한 가운데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다국적 기업 총수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 체인의 안정과 디커플링 반대를 강조했다고 중국 인민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전날 리 총리는 제2회 중국 국제 공급망 촉진 박람회에 참가한 20여명의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좌담회를 갖고 트럼프 당선인의 추가 관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현재 세계는 경제성장의 부진, 일부 국가의 보호주의와 범안보화 행위가 글로벌 산업·공급체인을 망가뜨리면서 기업의 비용을 높이고 경제효율을 낮추며 공동발전을 저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각종 형식의 ‘디커플링과 공급체인의 단절’, ‘부뚜막 새로 만들기’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부뚜막 새로 만들기’는 옛 것을 버리고 새로 가업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체인을 만들려는 미국의 시도를 빗댔다.

리 총리는 다국적 기업이 트럼프의 구상에 반대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하게 추진해 시장 진입을 더 확대하겠다”면서 “많은 기업이 글로벌 산업·공급체인의 확고한 수호자이자 적극적인 건설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5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 박람회에 참석한 다국적 기업 대표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CC-TV 캡처

이날 좌담회에는 미국의 애플, 일본의 스미토모, 태국의 CP그룹, 영국의 리오틴토 등 글로벌 기업과 중국의 공상은행, 닝더스다이(CATL), 레노보그룹 대표와 미·중상회 등 경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CC-TV의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팀 쿡 애플 CEO가 “중국의 협력 파트너가 없었다면 애플의 오늘날 성취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람회장의 애플 부스에선 “애플의 200개 주요 공급 업체 가운데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팀 쿡은 지난 3월과 10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중국을 방문했다. 업계는 중국 당국이 애플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중국 내 서비스를 허가할 지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이폰 16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중국에서는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쿡은 지난달 애플 인텔리전스 서비스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매우 구체적인 규제 프로세스가 있다”며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며 가능한 한 빨리 중국 소비자에게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26일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무역·관세 전쟁의 승자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류펑위(劉鵬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무역 전쟁과 관세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중국은 중·미 경제·무역 협력은 본질에서 상호 이익을 준다고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러스소셜에 미국 내 펜타닐 불법 유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산 제품에 기존 추가관세에 더해 10%의 추가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류 대변인은 “중국은 마약에 대한 미국 관련 법 집행 작전의 진전 사항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이 모든 것은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묵인한다는 사고가 사실에 배치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