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말, 그녀가 SNS 옮긴다…백악관 실세 떠오른 ‘인간 프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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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내털리 하프가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에 참석했다. [로이터]

“트럼프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으면 그녀를 통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실세로 떠오른 내털리 하프(33)에 대한 현지 매체 ‘더 불워크(The Bulwark)’의 평가다.

2022년부터 트럼프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운영하고 온라인 기사나 가십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온 하프가 현재 정권 인수팀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991년생인 하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기독교 가정 출신으로 보수 기독교 계열 대학인 리버티대를 졸업했다. 트럼프와 인연을 맺게 된 건 2019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하프는 과거 자신이 뼈암에 걸렸는데 트럼프가 서명한 임상시험 허용 법안 덕분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마음에 들어 한 트럼프는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하프를 초대해 연설하게 했다. 하프는 극우 방송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의 앵커를 그만두고 2022년부터 트럼프 참모진에 합류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하프는 트럼프의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며 밀착 보좌했다. 지난 5월 트럼프의 ‘성추행 입막음 돈’ 사건 재판에선 변호인석 가까이에 자리했고, 골프 일정에도 동행해 트럼프에 긍정적인 기사와 SNS 게시글 등을 직접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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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하프가 트럼프와 플로리다의 한 골프장을 찾은 모습. [사진 X 캡처]

매체에 따르면 하프는 항상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닌다. 트럼프가 좋아할 만한 뉴스를 발견하면 고령의 트럼프가 잘 볼 수 있도록 큰 글씨로 인쇄해 전달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동료들은 하프를 ‘인간 프린터(human printer)’라고 불렀다고 한다.

NYT는 트럼프가 하프를 ‘스위티(Sweetie)’라고 부르며 딸처럼 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프가 이처럼 신임을 받는 건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트럼프를 위해 일한 몇 안 되는 보좌진이었기 때문이라고 측근들이 전했다. NYT는 “트럼프는 참모들에게 항상 충성을 요구했는데 그처럼 요구에 부응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공개된 트럼프 캠프의 선거운동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부상의 기술(Art of the Surge)’에서도 하프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모니터링하는 장면에서 트럼프의 옆자리를 차지한 건 대통령 비서실장에 내정된 수지 와일스, 댄 스커비노 부비서실장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지명자 등이 아닌 하프였다. 하프는 해리스를 비판하는 트럼프의 말을 받아 적어 곧바로 SNS에 올렸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트럼프와 하프의 긴밀한 관계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프가 극우 음모론 사이트인 ‘게이트웨이 펀디트’에서 주로 뉴스를 찾으며, 공보팀 몰래 미디어 인터뷰를 주선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트럼프의 이름으로 카지노 재벌 미리엄 애덜슨에게 분노를 표한 메시지를 보내 캠프 내에서 기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한 적도 있다.

NYT는 신임 비서관 윌 샤프가 트럼프에 보고되는 모든 문서를 검토하게 되지만, 트럼프가 하프로부터 전혀 다른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SNS 담당자들이 주요 인사 해임과 같은 사안을 백악관 참모 등 상부에 보고한 것과 달리 하프는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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