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증량 후 형사 강동우 역에 몰입한 배우 조우진.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정의롭고 우직한 형사가 왜소하면 감정이입이 잘 안 될 것 같았어요. 살면서 가장 많이 먹었고, 운동도 가장 많이 했습니다.” 배우 조우진(45)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의 강동우 역을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18㎏이나 늘렸다. 지난 6일 공개된 드라마는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사나이픽처스가 공동제작했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우진은 “촬영 끝난 지 6개월 정도인데, 아직 4㎏밖에 못 뺐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체중을 불린 덕분에 시나리오에 적힌 강동우의 묵직한 한 방이 잘 표현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연출을 맡은 박누리 감독은 조우진에게 ‘인간적인 섹시미’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27일 마지막 7, 8부가 공개되는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김형서)를 형사 강동우(조우진), 검사 민서진(하윤경), 브로커 윤길호(지창욱)가 서로 다른 이유로 추격하는 범죄 드라마다. 강동우는 강남 이면에 숨겨진 사건을 캐내면서 클럽으로 들어간 딸 강예서(오예주), 형사 출신 인력사무소 사장 김장호(현봉식), 부패 경찰 주윤(김도현) 등과 마주한다.

조우진은 “고생할 걸 뻔히 알면서 선택한 작품”이라고 했다. 40대 중반에 체중을 급히 늘리는 것도 힘들었고,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정의로운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고 한다. 강동우는 시나리오를 집필한 주원규 작가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다. 주 작가는 과거 상담 중 연락이 두절된 가출 청소년이 강남 클럽으로 흘러 들어간 걸 알고서 그를 찾기 위해 6개월 이상 콜기사로 활동했다.

“강동우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조우진은 “아무리 잘해도 진짜 강동우가 될 수는 없으니까. 진짜에 닿으려고 대본 리딩을 수없이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캐릭터가 주는 보람이 확실했다. 배울 점이 많은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고, 내게도 강동우와 같은 형이나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배역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조우진이 가장 만족한 장면은 마지막 화(8부)에 있다. “대본을 보면 작품을 꼭 하게끔 만드는 장면이 있다”며 “누군가에겐 거창할 수도 시시할 수도 있지만, 강동우 입장에선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구나’라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2가 가능한 결말”이라며 “등장인물이 다 죽어도 많은 시청자가 염원하면 새 시즌이 가능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에서 디즈니 플러스 TV쇼 부문 1위(플릭스패트롤 11월 집계 기준)에 올랐다. 콘텐트 평점 사이트 IMDB에서 평점 9.8(4화)을 받았다. 조우진은 “영화와 달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리즈는 반응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때도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고 ‘잘 된 거야’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조우진의 차기작은 다음 달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이다. 안중근(현빈)이 이끄는 대한의군의 일본어 통역사 김상현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