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더 영 킹’ 대관식…“팬들 땀시 여기 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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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왕’의 대관식이 열렸다.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KBO리그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만 21세 1개월의 김도영은 1997년 이승엽(삼성)보다 불과 한 달이 늦어 최연소 타자 MVP가 되진 못했다. 멋진 흰색 수트를 차려입은 김도영은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종료 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101표 중 95표(94.06%)를 얻어 MVP의 영광을 안았다. 김도영은 “다음에는 만장일치 MVP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수상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올해 141경기에 출전한 김도영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을 기록했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지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시즌 100득점 및 30홈런-30도루,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143득점) 등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쉽게도 홈런 2개가 부족해 국내 선수 최초의 40-40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도 작성했다.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김도영은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수비가 중요한데 수비 때문에 점수를 깎았다”고 했다. 3루수를 맡은 그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실력뿐만 아니라 인기도 최고였다. KIA는 김도영의 기록을 기념하는 3개의 스페셜 유니폼을 내놓았는데 출시할 때마다 불티나게 팔렸다. 구단 관계자는 “10월 기준 김도영 특별 유니폼이 8만장 정도 팔렸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유니폼 판매로 올해 연봉(1억원)보다 더 많은 4억원 이상(추정)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KIA 팬들은 시즌 내내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애정이 가득한 응원을 보냈다.
김도영은 2022년 입단 이후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엔 시범경기 타격왕에 올랐지만, 부상으로 고전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날, 김도영은 힘겨운 시기를 돌아봤다.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그런 날”이라고 입을 뗀 뒤 “숱하게 그런 시간을 겪었는데 누군가가 ‘너를 믿어라. 너를 보면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지금 힘든 분은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나는 팬분들 땀시 살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이날 부상으로 모 기업이 주는 전기차 SUV ‘EV9’을 받았다. 이미 30홈런-30도루 달성 기념으로 구단으로부터 EV3를 받았던 김도영은 “누나가 EV3를 탐내서 줘야 할 것 같다. EV9은 내가 탈 것”이라며 “올해 40홈런-40도루를 못 해서 다행이다. 달성했다면 스스로 야구를 쉽게 봤을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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