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자료사진. pixabay

태어난지 일주일 된 장애아를 살해한 부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도 이미 확보돼 있어 이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10일 충북 청주시 한 산후조리원에서 산모 B씨 부부와 공모해 장애를 안고 태어난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아이가 숨지기 전 A씨가 B씨 부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산후조리원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위치를 알려주거나 사망진단서를 끊어주겠다는 등의 취지로 범행을 공모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B씨 부부는 출산 전 A씨에게 "아이 장애를 왜 발견하지 못했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부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했다.

당초 부부는 경찰에 "자고 일어나보니 아이가 엎어진 자세로 숨을 쉬지 않았다"고 신고했으나 신생아가 홀로 자세를 바꿀 수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면서 범행이 밝혀졌다. 친모 B씨는 전날 살인 혐의로 구속됐으며, 친부는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검찰이 영장을 반려했다.

A씨는 살인 공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오면서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