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USTR 대표에 '관세폭탄 설계자'의 수제자 그리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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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제이미슨 그리어(44)를 26일(현지시간) 지명했다.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USTR은 미국의 통상·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트럼프의 ‘관세 전쟁’을 직접 실행하게 된다.
그리어는 트럼프의 경제책사이자 관세 폭탄 설계자로 불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수제자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엔 ‘감세론자’ 케빈 헤셋(62)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명됐다. 이들의 지명으로 트럼프 2기 경제팀 인선도 마무리됐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리어의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제이미슨은 내 첫 대통령 임기 때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해 미국 근로자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직 USTR 대표 라이트하이저 밑에서 그가 한 노력은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회복에 박차를 가하도록 도왔고, 재앙적인 수십년간의 무역 정책들을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한미 FTA 재개정 관여…3월에 방한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그리어는 현재 다국적 로펌 ‘킹 앤드 스폴딩’의 대표 변호사다. 미 유명 로펌 ‘스캐든압스 슬레이트 미거 앤드 플롬’ 출신으로 이 회사에서 라이트하이저와 철강무역 소송 업무를 함께했다. 이 인연으로 2017년 5월부터 3년간 USTR 대표 비서실장으로 라이트하이저를 보좌했다.
이때 고율관세 부과 등을 포함한 대(對)중국 무역전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에 관여했다. 라이트하이저를 대신해 해외 출장을 갈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라이트하이저는 지난해 낸 저서에서 “그리어는 (비서실장 시절) 조직적이고, 인내심이 많으며, 늘 사무실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USTR을 떠난 뒤엔 트럼프의 무역 기조를 파악하려는 각국 외교사절과 교류해왔다. 지난 3월엔 현대차그룹 초청으로 한국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라이트하이저의 후계자격인 그리어를 USTR 대표로 지명함에 따라 관세가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의 핵심이 될 게 한층 확실해졌다. 그리어는 상무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과 트럼프표 보호무역주의를 이끌게 된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완에 그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마무리 짓는 특명을 맡을 확률이 높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 대한 그리어의 견해는 트럼프·라이트하이저와 일치한다”고 평했다.
백악관 경제 컨트롤타워엔 감세론자 헤셋
이날 트럼프는 백악관 경제 정책 컨트롤 타워인 NEC 위원장에 보수 성향 경제학자 헤셋을 지명했다. 감세와 규제 완화가 경제성장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 싱크탱크인 CEA를 이끌었다. 법인세율 등을 낮춘 2017년 감세·일자리 창출 법안을 설계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향후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와 함께 감세 정책을 설계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엔 대선 캠프에서 연설문 담당으로 일한 빈스 헤일리가 임명됐다.
해군장관엔 투자회사 경영인…韓과 조선협력?
미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엔 기업인 존 펠란(60)이 지명됐다. 트럼프는 “존은 우리 해군 장병들을 위한 엄청난 힘이자 나의 '미국 우선주의' 비전을 실현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던메소디스트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펠란은 사모 투자회사 러거매니지먼트를 창업해 이끌고 있다. 러거매니지먼트 본사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 있다. 펠란은 델 컴퓨터 창업자인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MSD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해군 장관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하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 긴밀히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군 장관은 민간인이 일하는 자리지만 전역 해군 장성 등 국방 분야 경험자가 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펠란은 군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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