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역버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출근 이어 퇴근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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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첫눈이 내린 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횡단보도 신호등이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가로수로 인해 기울어져 있다. [뉴스1]

27일 새벽부터 내린 폭설로 서울 등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중교통 이용 승객이 급증하면서 지하철이 극심한 혼잡을 겪으며 ‘압사 사고’를 우려하는 민원도 이어졌다. 지하철 9호선은 지상 차량기지 폭설로 출고가 늦어지면서 한때 약 10분간 지연 운행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평소보다 한두 시간 이른 새벽부터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4시쯤 160번 버스 첫차를 타기 위해 서울 도봉산역광역환승센터를 찾은 시민들의 어깨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종로3가까지 출근하는 원현선(67)씨는 “길이 미끄러운지 차가 빨리 못 가서 (지각할까 봐) 큰일났다”고 말했다. 버스기사 박종원(58)씨는 “아직 제설 작업이 안 돼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속도를 줄여 운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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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시민들이 눈이 내려 쌓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7시20분쯤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에도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충정로에서 5호선 열차를 타고 여의도역에 도착한 신다솜(32)씨는 “지하철이 좀 늦게 와서 평소보다 승객이 더 많았다”며 “영등포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와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오고 있어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기 위한 환경미화원의 발걸음도 새벽부터 바빴다. 오전 5시쯤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는 환경미화원들의 제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나와 눈을 쓸어 담고 제설제를 뿌렸다. 23년 차 환경미화원 김정봉(50)씨는 “낙엽 위로 눈이 쌓여 도로 위 쓰레기까지 다 섞인다”며 “도로 배수구가 막힐 수 있어 큰 쓰레기와 낙엽을 일일이 손으로 걷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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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 서울 명동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연합뉴스]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지하철 역사 안은 미끄러워진 도로 탓에 버스 대신 지하철 귀가를 택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6시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에서 만난 직장인 경규혁(30)씨는 “오늘 아침 회사에 10분 지각했는데 내일은 20분 더 일찍 나오려 한다”고 말했다. 오후 6시10분쯤 2호선 신림역에선 “녹은 눈 때문에 미끄러울 수 있으니 보행에 주의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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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 만종교차로에서 차량 53대 간 추돌사고가 발생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연합뉴스]

낮 동안 내린 눈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버스 운행이 지연돼 광역버스 이용자들의 퇴근길 불편은 특히 심했다. 수원 삼성전자와 강남역을 오가는 한 광역버스는 평일 20~50분인 배차 간격이 이날 퇴근시간엔 1시간20분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결국 버스를 타긴 했지만, 평소 퇴근시간의 두 배가 걸렸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서울 전역과 인천과 경기 남부, 강원·충청 일부 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서울 대설경보는 2010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비상근무 2단계를 가동, 8767명의 인력과 1452대의 장비를 투입해 제설 작업을 펼쳤다. 또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의 집중 배차시간을 연장해 증회 운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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