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헤즈볼라 13개월만에 휴전…“언제든 끊길 반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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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휴전이 발효된 후 주민들이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과 깃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번 휴전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한 포격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60일 일시 휴전이 27일(현지시간) 오전 4시부터 발효됐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자, 이튿날 하마스 지원을 선언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한 포격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이다.

27일 CNN 등에 따르면 양측은 60일간 일시 휴전을 하되,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지대에 레바논 정부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주둔해 무력 충돌을 막기로 했다.

총 13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휴전안은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에 34일간 벌어진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와 기본 골격이 같다. 다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간의 3자 이행 구조였던 안보리 결의 170호가 무력화된 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의무 위반 여부를 감시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26일 휴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연설에서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휴전 배경을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연설에서 “중동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다”며 “두 나라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파괴적 분쟁을 끝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상태로의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이 끝났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며 “이란은 레바논 정부와 국민, 이들의 저항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전쟁을 멈추고 휴전에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당국자는 “휴전 합의와 포로 교환을 위한 진지한 거래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이집트와 카타르, 튀르키예의 중재자들에게 알렸다”면서도 “그간 이스라엘 측이 휴전 합의를 방해해 왔다”고 비난했다.

이번 휴전이 60일간 유지될지와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합의는) 언제라도 끊어질 수 있는 반창고”라며 “관건은 헤즈볼라의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휴전 기간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을 받아 조직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다시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내 극우세력의 반발도 우려 요소다. 이날 휴전안에 유일하게 반대한 극우파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오늘 내각의 결정은 심각한 실수”라며 “헤즈볼라를 무릎 꿇게 할 역사적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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