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타도 똑같다""친윤계 공작"…與당원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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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900여건의 글을 올려 한 대표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했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①명의도용 의혹
핵심 쟁점은 게시판 글을 ‘누가 썼느냐’다. 한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의 작성자가 올린 글엔 일종의 패턴이 반복된다. 예컨대 지난 4일 밤 11시 40분부터 13분간 한 대표의 ‘장인→딸→아내→모친→딸→아내→모친→장모→장인→딸→모친→아내’ 명의의 글이 순차적으로 올라오는 식이다. 지난달 31일엔 “한동훈만이 보수의 희망인 듯…(생략)”이라고 적힌 동일한 글이 한 대표 모친과 장모의 이름으로 7분 간격으로 올라왔다.
의혹 제기 측에선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명의를 활용해 글을 올린 것으로 의심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누군가 한 대표 가족 명의의 휴대전화로 몰래 실명 인증을 받아 글을 올렸다면 명의도용죄(정보통신망법 위반 등)가 성립된다. 다만 제3자나 한 대표, 또는 그의 가족이 다른 가족의 허락을 받아 글을 게시했을 경우엔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에 당에선 “해결은 간명하다. ‘가족이다. 아니다. 가족이 아니라면 도용을 조치하겠다’란 소명이면 된다”(김은혜 의원)는 주장이 잇따르지만, 한 대표는 최초 의혹 제기 후 22일이 지난 27일까지 관련 질문에 침묵하고 있다.
②내용은 문제없나
친한계는 “설사 한 대표 가족이 썼다고 해도 무엇이 문제냐”(조경태 의원)는 입장이다. 게시글 자체가 통상적인 비판 수준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별도의 자체 조사를 통해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작성된 907건의 게시글이 ▶신문 사설ㆍ기사 250건 ▶격려 194건 ▶정치적 견해 표명 463건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25일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을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건 자유 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그 자체로 황당한 소리”라고 말했다. “한 대표 가족 명의 글은 일 평균 2.39건인데, 이 정도 게시글로 무슨 조작을 하느냐”(신지호 부총장)며 여론조작 의혹도 부인했다.
의혹 제기 측은 “주요 정치인에 대한 비난을 조직적으로 일삼았다. 다른 가족 명의를 이용한 것 자체가 여론조작이고, 기계만 안 쓴 드루킹”(장예찬 전 최고위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주목하는 대표적 사례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전후 상황이다. 김 전 지사의 복권 가능성이 언급된 8월 9일부터 윤 대통령이 복권을 재가한 13일까지 당원게시판엔 한 대표 장모 이름으로 복권 반대 글이 모두 111건 게시됐다.
당시 한 대표와 친한계는 “당원게시판이 항의로 도배됐다”(김종혁 최고위원), “6000개 넘는 복권 반대 글이 쓰여지고 있다”(박상수 대변인)며 당원게시판을 복권 반대의 주요 명분으로 삼았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거취를 두고 친한계와 친윤계가 충돌했던 7월 25일~29일에도 장모 명의의 글이 30건 올라왔다. 한 대표 부인ㆍ장인ㆍ모친ㆍ딸 이름의 계정이 활동을 시작한 건 국민의힘이 글 작성 횟수를 ‘1일 3건’으로 제한한 9월 11일 이후다.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것과 같은 글이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게재되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한 대표 모친 이름의 계정이 9월 20일 오후 12시 47분 당원게시판에 작성한 “한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처(뭉쳐) 힘을 싫(실)어주고…”란 글은 같은 날 오전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과 오타까지 같았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의 아이피(IP)가 같다”며 “가족 아이디를 이용해 여론조작을 했으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대표는 25일 “당원끼리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서 무슨 여론 조작을 한다는 것이냐”라며 반박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경수 복권 때 당원게시판에 올라간 글이 하루 최대 9000개”라며 “그걸로 여론 조작이 되느냐”고 했다.
③누가 흘렸나
한 대표 측은 의혹 제기 과정에도 의문을 품는다. 한 대표 모친과 장모, 딸 이름 등은 확인이 쉽지 않아 정권이나 친윤계 차원의 공작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대표가 25일 “날 당 대표에서 끌어내리려는 의도”라며 15분간 작심 발언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친한계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 총선백서에 이은 세번째 ‘한동훈 죽이기’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대표 측은 추경호 원내대표실 소속의 당직자가 당원게시판 허점을 대통령실의 이른바 ‘한남동 라인’에게 알렸고, 이를 대통령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의혹을 확산시켰다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해당 당직자는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정치인 중 최초로 당원게시판 의혹을 제기한 장 전 최고위원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최초 발굴한 사실이 우파 유튜버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며 “네티즌의 집단지성이 이슈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표 장모와 모친, 딸 이름은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의혹 발원지로 꼽히는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엔 한 대표 가족 명의 게시글 리스트와 관련 참고 자료 등이 연일 업데이트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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