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모님팀, 월 120만원어치 과일 전달"...이재명 공소장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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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259회에 걸쳐 2791만7000원 과일 구입’(23개월간 월 평균 121만3000원)
‘2020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256회에 걸쳐 685만7100원 샌드위치 구입’(21개월간 월 평균 32만6000원)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24회 걸쳐 270만2700원 세탁비 지급’(24개월간 월 평균 11만2000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를 지낼 당시 이 대표 부부에게 매달 평균 150만원 상당의 과일과 샌드위치가 전달되고, 세탁비로는 11만 2000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대표의 용인 또는 묵인 아래 공무원들이 경기도 예산인 업무추진비 등을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기소했다.
28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57쪽 분량의 이 대표 공소장엔 이 대표와 김씨의 사적 수행비서 역할을 한 전직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씨, 당시 이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공무원 정모씨가 경기도 예산을 유용(업무상 배임 혐의)한 내역이 상세하게 나온다.
도지사용 업무추진비는 경기지사가 사용 여부와 명목을 결정하는 예산으로, 경기지사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공무원이 임의로 용도를 정해서 사용할 수 없다.
또 현행 지방자치단체 관련 법령이나 경기도 법규·조례 등엔 경기지사 배우자에 대한 경기도 예산과 공무원 인력 등을 지원하는 근거 규정이 없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경기지사에 취임하면서 성남시청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이들을 경기도로 불러들인 뒤 배씨를 중심으로 이른바 ‘사모님팀’을 만들었다. 검찰은 배씨를 ‘사모님팀 팀장’이라며 “외관상 공무원이었을 뿐 공무는 수행하지 않고 김씨의 사적용무 처리를 전담했다”고 적었다.
사모님팀은 공무원으로 이뤄지긴 했지만, 이 대표 부부의 식사·과일 등을 챙기고 옷을 세탁하거나 김씨의 병원 방문 등 사실상 김씨를 전담했다. 검찰은 ‘사모님팀’을 “이 대표와 김씨의 사적인 용무를 처리하게 하는 팀”이라고 명시했다. 공무원 정씨는 경기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사모님팀을 총괄 관리·감독하고, 비서실·의전실 직원들을 통해 이 대표 부부가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지사 업무추진비 등 경기도 예산으로 처리하게 했다.
“인수위 부탁해 제네시스 구입, 김혜경 전용차로 사용”
경기도 회계과 차량지원팀은 2018년 6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당선된 직후 ‘경기지사 인수위원회’를 통해 제네시스 차량 구입 요청을 받았다. 경기도는 그해 6월 25일 6540만원에 제네시스 차량을 구입해 3일 뒤 의전용 관용차로 등록했다. 이후 경기도 회계과 차량지원팀은 같은 해 7월 9일 비서실의 요청으로 차량의 차고지를 이 대표 자택에서 도보로 359m 거리에 있는 성남시 분당구 수내1동 행정복지센터로 추가 등록해 차량을 경기도청에 반환하지 않게 조치했다. 이 차량은 이 대표 자택 입주민 차량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사실상 김씨의 개인차량으로 사용됐다.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만6790㎞(40개월간 월평균 419㎞)를 달렸다.
하지만 이 차의 주유비와 정비·수리비, 세차비 등은 사모님팀을 통해 공무에 사용된 것처럼 운행일지를 작성해 경기도 예산으로 처리했다. 검찰은 이 차량의 월 임차료를 조달청 나라장터의 렌트비용 월 138만원으로 계산해 이 대표가 이 차량으로 최소 6016만원 상당의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봤다.
이 대표 부부가 개인적으로 먹을 과일과 샌드위치를 구매해 관사와 자택으로 보냈다. 의전팀 직원들은 이 대표 부부의 과일값 등을 ‘비서실 내방객용’ ‘격려 및 간담회용’ 등으로 기재해 경기도 예산으로 집행했다. 이 대표 부부의 세탁비도 경기도 예산으로 처리됐다. 의전팀 직원들은 이들 부부의 세탁비를 비서실의 현장 근무복, 테이블보, 방석 등을 세탁한 것처럼 허위 지출결의 서류를 작성해 경기도 예산으로 집행했다.
“의원 부인 식대…‘지역 상생협력 간담’ 허위 서류 꾸며”
배씨와 사모님팀은 이 대표 부부가 먹을 음식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무려 75차례에 걸쳐 889만원을 사용했다. 여기엔 김씨의 사적 모임 비용을 배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도 포함(2021년 5월 12일부터 8월 25일까지 6차례)됐다. 의전팀은 이 비용도 경기도 시책 추진 간담회 등 공익 목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는 작성해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다.
김씨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2021년 8월 2일 민주당 전·현직 의원 부인 3명 등과의 식사 결제는 ‘지역 상생 협력 강화를 위한 관계자 간담’으로 기재됐다.
경기지사의 경우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를 총무과에 배정하는데, 이 대표는 총무과뿐만 아니라 다른 16개 과의 시책추진 업무추진비까지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재직 기간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봤다. 배씨의 배임액은 1억3739만원, 비서실장 정씨는 8843만원으로 산정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배씨, 정씨를 기소했다. 이 사건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하는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에 배당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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