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몽규, 축구협회장 4선 도전…"실패 낙인 탐탁지 않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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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최근 3선 도전을 시작한 데이어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도 4선 출마를 결심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8일 “정 회장이 4연임을 위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굳혔다. 다음달 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연임 자격 심사를 요청하면서, 축구협회에는 회장직 사퇴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후보자 등록(다음달 25~27일)을 전후해 그간의 소회와 향후 비전을 함께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규정상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면 차기 회장 임기 시작(2025년 1월29일) 50일 전인 다음달 2일까지 대한축구협회에 출마 의사를 통보해야한다. 체육회 공정위 심의 요청 마감일도 같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최근 들어 축구계 안팎의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회장이 25~27일 사이에 축구협회 산하연맹 회장, 시도축구협회장, 축구협회 공식 스폰서십 업체 관계자 등과 줄줄이 만났다”면서 “이 자리에서 축구계 동향은 물론, 차기 협회장 선거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감사 결과 여러 가지 비위 혐의가 드러나 징계 권고를 받은 상황이지만, 정 회장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축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일찌감치 축구협회 내에 비밀리에 4선 출마 TF팀을 꾸려 공정위 심의 기준에 꼼꼼히 대비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정 회장은 앞서 3선 출마 당시 공정위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6점을 받은 경험이 있다. 앞서 직무 정지 처분에 더해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이기흥 체육회장이 공정위로부터 3선 도전 자격 승인을 받은 만큼, 정 회장측도 출마 자격 확보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여론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임기 연장 도전을 결심한 건 자신과 관련한 각종 논란과 의혹을 정면 돌파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한다는 의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건립 과정에서 사업비가 폭증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천안대표팀트레이닝센터 건립 사업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인사는 “가족을 포함한 정 회장의 최측근은 4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정 회장 자신은 3선을 거치며 지난 12년 간 축구협회장으로 살아온 지난 행보가 ‘실패’로 낙인찍히고 물러나는 상황에 대해 탐탁지 않아 했다”고 귀띔했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서면서 앞서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69)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양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세 번의 임기를 거치며 탄탄한 인맥과 조직을 구축한 정 회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축구계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변수다. 다음달 2일 문체부가 축구협회에 대해 또 한 번 감사에 착수할 예정인 만큼, 새로운 비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정 회장에게 불리한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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