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결혼 후 아내에게 전 재산을 빼앗긴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 남성 외에 3명이 더 있었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인 소개로 만난 여성과 지난해 7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 여성은 결혼 전부터 아버지 소송 변호사 선임 비용을 이유로 1700만원을 빌렸다. 이후 "결혼식을 더 여유 있게 치르고 싶다"며 1000만원 대출을 강요하고 결혼 후에는 축의금을 모두 가져갔다. A씨에 따르면 결혼식 당시 여성 측 혼주석이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또 결혼 전부터 "앞으로 월급은 내가 관리하고 30만원씩 용돈을 주겠다"는 말을 하며 가정 경제권도 가져가려고 했다. 아내 말을 믿었던 A씨는 은행 계좌와 공인 인증서가 설치된 휴대전화를 여성에게 넘기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그러면서도 부부관계와 혼인신고를 안 하려 했다고 한다.

여성은 인공수정으로 가진 아기를 지우고 집을 나가버리기도 했다.

A씨는 "아이를 가지기로 서로 합의하고 지난 6월 인공수정 시술을 받았다. '임신했다'라며 임신테스트기를 보여 줬는데 그때부터 싸웠다"며 "(여성이) '나는 애 못 키우겠다. 애 지우겠다'라고 말하다가 결국 아이를 지우고 이틀 뒤 짐 싸서 나갔다"고 전했다.

A씨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설치했다가 여성이 자신 몰래 대출을 받고, 월급통장에서 가상계좌로 돈을 계속 송금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피해 금액은 결혼식 비용 대출과 축의금, 월급 등 약 7700만원에 달했다.

게다가 이 여성에게 금전 갈취당한 피해자들이 A씨 외에 3명이나 더 있었다. A씨가 4번째 피해자였다. 여성의 전 남자 친구였던 피해 남성들은 "(여성이) 각자에게 굴었던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기 말을 따르도록 계속 옭아맸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피해 남성의 부모는 "(아들이) 통장이고 뭐고 모든 것을 (여성한테) 맡겼다. (휴대전화 금융 앱을 이용해) 2000만원 정도 해 먹었다고 하더라"라며 "완전히 10원짜리 하나 없이 탈탈 털어 먹어버렸다. 우리 애는 그게 전 재산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여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결혼식을 했으니 사실혼 관계로 봐야 한다. 스스로 경제권을 넘겨줬기 때문에 이후 (여성이) 돈을 가져간 걸 사기로 보긴 애매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수사에 현재 진척이 없다고 억울해 했다.

A씨는 이어 "애초에 여성이 재산을 착취하려는 목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사실혼이 아니다"라며 "추후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처벌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