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5대5 동률…경영권 갈등도 교착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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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형제와 3자 연합(모녀·대주주)이 동률을 이루며 양쪽 모두 힘을 쓰지 못하게 돼서다. 양측은 다음 달 열릴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다시 한번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사회 증원은 무산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선임안 등의 안건을 다뤘다.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는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찬성표가 출석 주주의 3분의 2를 넘지 않아 부결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인사 5명,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결성한 3자 연합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3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기 위해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해 이사회에서 6대 5 우위를 점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무산되며 이사회 정원은 기존대로 10명을 유지하게 됐다. 지분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형제 측이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대주주 신동국 회장, 이사 합류
반면 공석인 이사회 한 자리를 놓고 진행된 신규 이사 선임 표결에서는 3자 연합 측 신 회장이 찬성 57.86%를 얻으며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이사 5명과 3자 연합 측 이사 5명이 대치하게 됐다.
이날 임시 주총은 오전 10시 개최 예정이었지만 의결권 위임장 집계 등이 지연돼 오후 2시가 넘어 열렸다. 주총에는 이사회 의장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만 참석했으며 임종윤 이사,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은 불참하고 의결권 대리인이 참석했다.
양 측은 다음 달 19일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다시 한번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주총에서는 형제 측이 제안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 4명 해임안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치열해진 소송전
최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소송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형제 측이 주도하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3자 연합 및 이들과 함께 일하는 의결권 대행 업체 대표를 위계 및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18일에는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와 임원 3명, 김남규 라데팡스 파트너스 대표를 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맞서 3자 연합이 주도하는 한미약품은 지난 26일 모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업무방해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고소·고발을 통한 여론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현재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33.78%, 형제 측 지분은 25.6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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