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육지 두고 온 서류 바다 위에서 받는다…부산서 항만 드론 배송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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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육지와 떨어진 바다 낚시터에서도 치킨은 물론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게 됐다. 선장이 중요한 서류를 사무실에 두고 배를 출항했을 때에도 바다 위에서 서류를 전달받을 수 있다.
부산시는 부산항 일대에서 드론으로 생필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항만 드론 배송 서비스는 전국 최초다.
항만 드론, 무게 5㎏ 물품 최대 10㎞까지 15분 이내 배송
배송거점 지역은 부산 영도에 위치한 한국해양대학교와 중리산 중턱이다. 여기서 드론이 출발하면 각각 10㎞ 이내 거리에 있는 낚시터와 부산항 묘박지 내 선박으로 물품을 배송해준다. 배송 지역은 부산항 묘박지(선박을 매어두는 장소) 11곳, 유어장 낚시터 4곳, 조도방파제 2곳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나라온 앱을 통해 물품을 주문하면 항만 드론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배송 물품은 선박용품·전자제품·낚시용품·음식물·편의점 물품 등이다. 부산시 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음식물은 배달 앱에 있는 대부분의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다”며 “배가 입항할 때 필요한 서류라든지 선박 안에서 긴급하게 수리를 해야 하는 부품 등도 앱으로 주문하면 배 위에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항만 드론 배송비 낚시터 3000원·묘박지 10만원…선원은 할인
드론이 3㎞ 날아갈 때 걸리는 시간은 5~6분이다. 최대 10㎞ 날아가더라도 총 소요시간은 15분 내외다. 짜장면을 시키더라도 불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다. 무게는 5㎏까지 배송할 수 있다. 드론 자체 무게는 18kg이어서 총 23kg을 싣고 날아간다.
배송비는 바닷가 낚시터 3000원,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묘박지는 10만원을 기본으로 할증·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묘박지는 항구에 들어가지 못한 배가 장시간 대기하는 수면 장소다. 묘박지더라도 선박 내 선원이 음식물을 주문하면 2만5000원만 받는다. 부산시 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선원 복지 차원에서 선원이 사는 물품은 대폭 할인해서 배송해준다”고 말했다.
드론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풍속은 8m/s다. 몸이 흔들거릴 정도로 거센 바람이어도 드론 배송이 가능하다. 부산시 산업정책과 관계자는 “배송 가능한 물품 무게를 늘리고, 배송 거리도 늘리기 위해서는 드론 배터리 성능이 향상돼야 한다”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운송 가능한 품목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만 드론 배송 여수·광양으로 확대…수출 추진
부산시는 권역 내 배송거점과 배송지역을 추가해 서비스 가능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또 여수·광양 등 국내 주요 항만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로테르담·파나마·수에즈 등 선박 통항량과 물동량이 많은 세계(글로벌) 해운·항만을 중심으로 배송서비스 모델 수출도 추진한다.
항만 드론 배송 서비스 사업은 부산시가 지난 3월 국토교통부의 ‘2024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상용화했다. 드론 개발 업체인 ‘해양드론기술’을 비롯해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국제선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 등과 함께 항만 드론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총사업비는 5억9500만원이 소요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드론 기업이 세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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